올림픽대교의 밤풍경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9월 8일 서울 천호대교 위에서 바라본 올림픽대교 풍경


사진을 찍습니다.
올림픽대교의 사진을 찍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서울의 밤풍경은 사진으로 찍어놓고 보면
낮보다 더 화려한 느낌마저 듭니다.
사진은 올림픽대교의 바로 위쪽 천호대교에서 찍습니다.
차들이 붕붕대며 소음을 뿌리고 지나갑니다.
바로 옆사람과 얘기를 하는데도 목의 울대를 세워야할 정도로
둘 사이를 끼어드는 소음의 방해가 아주 심합니다.
목이 칼칼합니다.
자동차의 매연 때문입니다.
서너 명이 나를 둘러싸고
내 얼굴에 쉴새없이 담배 연기를 뿜어대고 있는 느낌입니다.
아마 올림픽대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천호대교보다 차들이 더 많이 다니니 사정은 더 심할지도 모릅니다.
그 아래쪽 잠실철교는 몇번 건너다녀 보았는데
천호대교에 비하면 분위기가 좀 쾌적합니다.
철교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차가 다니게 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한쪽으로만 차가 다니고,
다른 한쪽, 그러니까 강 아래쪽은 사람들만 걸어다닐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지하철이 다니니 매연이 없을 수밖에 없고,
위쪽의 차로에도 차들이 띄엄띄엄 다닙니다.
그곳에선 강바람을 맞으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낼만 합니다.
하지만 천호대교는 사정이 다릅니다.
매연과 소음으로 한번 다리를 건넌 뒤에는
다시는 다리 위로 올라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은 그런대로 볼만하군요.
심지어 밤풍경이라 그런지 깊은 적막감마저 느껴집니다.
그러나 사진을 직접 찍은 저는
제 옆을 지나던 차들의 자동차 소음과 매연이
갑자기 매캐하게 코를 막는 느낌입니다.
사진은 가끔 찍은 당사자만 느끼는 또다른 분위기가 있습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9월 8일 서울 천호대교 위에서 바라본 올림픽대교 풍경

2 thoughts on “올림픽대교의 밤풍경

  1. 영월에서 자라신만큼
    얼마나 매연이 확연히 느껴지시겠어요~
    전 공업도시 창원에 살면서도
    서울 공기가 더 나쁘던 걸요. ㅎ
    여기도 조금 큰 호수가 하나 있어요.
    밤에 산책을 하며
    건물이 물에 비춰서 알록달록한 색깔이
    요즘 들어 눈에 훅 들어오곤 해요.
    사진은 찍은 당사자만 눈에 들어오는 게 있는 것처럼,
    눈에 들어오는 영상도 당사자의 상태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게 달라요.

    1. forest님이 이때 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아무 설명없이 우리가 활동하는 사진 포럼에 올려놓았더니 다들 적막감이 느껴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사진찍은 사람과 그냥 보는 사람은 느낌에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서울보다 공기가 더 안좋다고 느낀 곳은 부천하고 포항의 공장 지대였어요. 포항의 공장지대는 눈을 못뜨겠더군요. 대구의 한 공단을 지날 때도 만만치 않았어요.
      서울은 물하고 공기가 너무 안좋아요. 그래도 서울 사람들이 더 오래사는 것 같아서 그건 또 신기하기도 하고. 물좋고 공기좋은게 꼭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닌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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