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빨간 옷을 입고 나왔다

Photo by Kim Dong Won

그녀는 그날 빨간 옷을 입고 나왔다.
그러나 옷은 종종 그냥 옷이 아니다.
입셍 로랑이 말했었다.
“나는 청바지를 내가 발명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얘기를 종종 하곤 했었다.
가장 극적이고, 가장 실용적이며, 가장 편안하고,
그러면서도 가장 세상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 청바지이다.
청바지엔 자기 표현과 소박함, 성적 매력, 단순성이 있다.
내가 옷을 통하여 추구하는 모든 것이다.”
그렇게 옷은 그냥 옷이 아니라 때로 자기 표현이다.
그날 그녀의 빨간 옷도 그냥 옷이 아니라 그녀의 자기 표현이다.
여자의 옷은 종종 그렇듯 그냥 옷이 아니라 자기 표현이다.
때로 삶도 그렇다.
삶이 그냥 삶이 아니라 자기 표현일 때가 있다.
그때 삶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 되고, 또 삶은 꿈의 다른 이름이 된다.
그때 우리의 삶은 뜨겁다.
그날 그녀는 빨간 옷을 입고 나왔다.
그녀의 삶은 여전히 뜨겁다.

8 thoughts on “그녀는 빨간 옷을 입고 나왔다

  1. 저는 달구새끼띠라서 분홍과 빨간색이 잘 어울립니다.
    개띠인 제 여동생은 똥색이 잘 어울리더라구요.ㅎㅎ

    나두 그녀님 왔을 때 빨간색 옷 하나 사입을걸…
    검정 줄무늬 입었더니만 사진보니 얼굴도 칙칙하게 나왔더라구요.
    공개하기도 쑥스러울정도로…

    forest님께도 술친구 만들어주셔요.

    1. 그거야 뭐 forest님이 알아서 챙겨야죠.
      요즘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블로그로 왔다갔다 하다가 얼굴보는 사람들인 거 같아요.
      한동안 왔다갔다 하다보니 정도 붙고, 만나도 별로 서먹하지도 않고, 그래서 좋아요.

    1. 아이들 봐선 비슷한 나이일 것 같아요.
      우리가 사는 것 하고는 좀 다르게 살죠, 아무래도.
      저로선 카메라를 허용하고 제 글 속으로 들어와 주는 것도 고맙고…
      이 사진을 찍은 날은 한 20명 가량이 모인 날이었어요. 모두의 눈길이 빨강색 옷에 집중되었죠.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