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깊이를 갖습니다.
그 깊이가 우리 키를 넘어서면
우리는 바다 속으로 걸음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렇지만 서해 바다는 꼬박꼬박 때를 챙겨
그 깊이를 거두어 들입니다.
바다가 깊이를 거두어 들이면
누구나 바다가 그 깊은 속에 담아두었던
말랑말랑한 바다의 마음밭을 거닐 수 있게 됩니다.
그 마음밭엔 조개가 있고, 게들이 지천입니다.
바다가 깊이를 물릴 때마다
할머니들은 그 밭으로 나가 바다의 마음을 거두어 옵니다.
바다가 때맞추어 깊이를 거두고 다시 채우는 그 바닷가에
건물들이 솟아 오릅니다.
건물들은 아득하게 높이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건물들은 절대로 한번 쌓은 높이를 거두어 들이는 법이 없습니다.
건물들은 알고 보면 모두 완고한 높이의 고집을 갖고 있습니다.
건물들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 속으로 걸음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서해 바다는 제 깊이를 거두어 들여
사람들이 바다의 마음밭을 거닐 수 있도록 해주지만
사람들의 건물은 한번 높이를 쌓은 뒤로는
그 건물을 쌓으며 땀흘려 일한 사람도 그 안으로 들기가 어렵습니다.
건물은 높이 솟아오르면서 점점 더 굳게 닫히고,
바다는 깊이를 물리면서 점점 더 넓게 열립니다.
2 thoughts on “서해 바다와 고층 건물”
말랑말랑한 바다의 마음밭- 이 표현 좋아요~
사람의 마음도 조석간만의 차가 있는 걸까요. ㅎ
오늘 외출길에도 새삼스레 느낀건데,
전 휴일에는 건물 사이를 거니는 것보단,
자연 속에서 휴식하는게 훨씬 더 행복해요.
그거야 항상 그렇죠, 뭐.
전 사진찍을 때 도심에서 사진을 찍으면 엄청 피곤해요.
근데 산이나 바다에 가서 사진찍다 오면 그날 저녁 밤늦게까지 피곤하질 않다니까요.
특히 산은 더더욱 그래요.
뻗어서 잘 것 같은데 이상하게 그 반대더라구요.
서버 이전 관계로 내일부터 며칠간 블로그 문을 닫을 거 같아요.
이해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