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빚어낸 민주의 빛 – 이소선합창단의 광주 임을 위한 행진곡 시민음악회 공연

Photo by Kim Dong Won
2023년 12월 7일 광주 임을 위한 행진곡 시민 음악회 공연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공연장

이소선합창단은 2023년 12월 7일 목요일 광주에 다녀왔다. 광주의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공연장에 마련된 <임을 위한 행진곡> 시민음악회에 참가하러간 길이었다. 공연은 <빛의 도시, 민주를 노래하다>는 제목 아래 펼쳐졌다. 무용과 노래, 그리고 합창이 함께 하는 무대였다.
오전 11시에 서울을 출발했다. 길에는 아침 햇볕이 환했다. 그러나 광주로 가는 길이었기에 그 빛은 보통 때의 아침 햇볕이 아니라 광주가 올려보낸 남다른 의미의 빛이 되었다. 빛은 우리가 그 빛을 따라가면 민주의 성지에 이를 것이라 했다. 광주로 가는 내내 길에는 빛의 주단이 깔려 있었다.
이소선합창단은 두 곡의 노래를 불렀다. 이소선합창단이 노래를 부르기 전에 화면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영상에 담겨 흘렀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 노래를 한 소절씩 부르며 이어나갔다. 노래를 세상 사람들 속에 흩어져 있었다.
이소선합창단은 그렇게 흩어져 있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오월의 노래>로 이어 받았다. 노래는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를 상기시키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민주를 생각할 때면 광주는 12월에 와도 5월이었다. 노래는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솟네”라고 했고 민주를 노래하는 자리의 광주는 잠시 12월의 시간을 유보하고 그 자리를 주저없이 5월에 내주었다. 시간의 5월이 되자 “우리 역사 우리가 보듬고 나”가는 ‘오월’의 시간이 우리의 것이었다.
합창단의 두 번째 곡은 <나를 일으킨 친구> 였다. 노래 속의 친구는 쓰러져 있었다. 80년 오월 계엄군의 총칼에 쓰러진 영령들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노래는 “쓰러진 건 패배가 아”니라고 말하며 쓰러진 친구에게서 “쓰러짐으로 영영 이긴 친구”를 보고 있었다. 친구의 다음 생이 “나의 여생”으로 이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친구의 다음 생을 우리의 삶으로 사는 세상에서 민주 세상이 열렸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두 곡의 노래를 불렀지만 이소선합창단을 소개한 문구는 합창단의 노래 <우리라는 꿈>에서 가져온 구절들이었다. 절망을 딛고 일어나 우리라는 이름 속에서 꿈으로 뭉쳐 함께 싸우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노래인 그 노래가 합창단에 대한 소개가 되어 있었다. 합창단은 두 곡의 노래를 불렀으나 세 곡의 노래를 부른 느낌이었다.
공연 마지막 순서에 임신하여 배가 부른 어머니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아이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그리고 참가한 모든 합창단이 나와서 그 노래를 함께 합창했다. 세상에 흩어져 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모두가 함께 부르는 노래가 되어 있었다.
잠시 민주의 빛으로 충만한 도시를 살다 합창단이 다시 서울로 돌아왔을 때는 밤 12시가 넘어 있었다. 도시엔 어둠이 짙게 몰려와 있었다. 그러나 남쪽의 도시에서 묻어 올라온 빛으로 어둠이 밀려든 밤의 서울도 환했다. 다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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