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노점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9월 8일 천호동 한강변에서


나는 가끔 그곳에서 캔맥주로 목을 식히곤 합니다.
광진교 바로 위쪽의 그곳에선 아저씨가 음악도 틀어줍니다.
가까이 있어야 들리긴 하지만
음악을 곁들여 한잔하며 한강 바람을 쐴 때면 기분이 더 좋습니다.
그곳에서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배의 허기를 달래기도 합니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탈 때면
자주 그곳에서 물을 사곤 합니다.
그때면 그곳은 내 목의 갈증을 풀어주는 곳이 됩니다.
그럼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는 건가요.
아, 물대신 음료를 사먹을 때도 있었습니다.
기차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삶은 달걀도 있습니다.
달걀은 두어 번 사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혼자 삶은 달걀을 까먹고 있으면 좀 처량한 생각도 들어서
자주 그러진 않고 있습니다.
의자에다 탁자도 있어서
가끔 그냥 그곳에 앉아서 쉬기도 하고
카메라의 렌즈를 그곳에서 바꾸어 끼기도 합니다.
아무 것도 사지 않고 그곳에 앉았다고
야박하게 쫓아내는 경우는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그런 인연들이 있겠지요.
그곳은 바로 한강의 노점입니다.
한강의 노점이 밤에 불을 하얗게 밝히고 있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내 기억 속에선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보다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같이 물건을 사거나 음식먹은 기억인데
한강의 노점은 그 기억이 따뜻합니다.

6 thoughts on “한강의 노점

  1. 백화점, 할인점은 실내라서 춥지않지만
    노점은 찬바람을 맞으며 장사하니 불빛이 따스하게 느껴지고
    늘 온기를 그리다보니 장사하는 사람 마음도 따뜻해진답니다. 경험담.ㅎ

    노점에서 장사하다가 쇼핑하러 가까운 지하도에가면
    얼굴은 얼었다 녹아서 금새 빨갛게 변해버리죠.
    챙피해서 못돌아다닐정도가 돼요.
    그리고 옷에 배인 생선냄새는 또 어떻구요.
    그다지 오래살진 않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어봤습니다.

    단 돈 백원을 아끼려고 바둥바둥 살아서인지 지금도 자잘한 돈은 많이아끼는 편이예요.
    왜 동전에 머리아프도록 대그빡 굴리는지 모르겠어요.ㅋ
    하지만 꼭 써야할 곳엔 통크게 쓰는 편이죠.
    이를테면 투쟁에 필요한 돈은 잘 안아끼게되더라구요.
    참 알 수없는 마음입니다.^^

    forest님은 성격이 참 좋으신 분같아요. 통도크죠?^^

    1. 기억하는 군요.
      그럼 이 노점의 추억에 도루피님 만나서 그 뒤로 걸어갔던 추억도 첨부해 놓겠습니다.
      사실 그때 재미난 사진도 하나 찍었는데 기회되면 올리려구요.

    2. ‘재미난’이라는 단어에 약한데,
      그게 보통 ‘우스운’, 내지는 ‘망가진’이라는 의미랑
      연결될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헉;
      헤헤, 뭘까요? 기다려보지요, 궁금^^

    3. 그 사진은 망가진의 의미는 아니고
      제가 술 취한 걸 보여주는 의미의 재미난 사진이예요.
      술취해서 셔터 속도를 놓치면서 우연찮게 벌어진 빛의 흐름을 담은 사진이랄까요. 물론 그러면서 도루피님, forest님, 문선양은 모두 그 빛의 흐름에 휩쓸려 버렸죠.
      헤, 궁금하죠?
      하지만 못올라 갈지도 몰라요.
      밀려있는 사진이 있어서리…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