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도 카메라가 있습니다.
펜탁스 K100D입니다.
그녀는 거의 항상 그 카메라를 갖고 다닙니다.
아는 사람들을 만나 술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를 기다리다 내가 그녀의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그녀도 카메라를 꺼냅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녀가 꺼내든 카메라는 그 카메라가 아닙니다.
그녀는 손가락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양손의 엄지와 집게를 펼쳐들고 사각형으로 맞물리면
언제 어디서나 꺼내들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그러나 그 손가락 카메라는 사실 놀라운 위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할 때,
손가락 카메라는 상대방을 그 사각의 프레임 안으로 빨아들여
우리의 가슴에 새겨줍니다.
그래서 그녀가 손가락 카메라로 나를 찰칵하고 찍는 순간,
나는 실감할 수 있습니다.
바로 내가 그녀의 가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사랑할 땐 카메라를 손에서 내려놓아야 합니다.
대신 손가락 카메라를 들어야 합니다.
찰칵하고 찍어보면 누구나 그 카메라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쏙 빨려들어와 가슴에 새겨집니다.
이제야 비로소 그 카메라의 위력을 깨달았습니다.
나도 다음엔 카메라를 내려놓고 손가락 카메라를 들어볼 생각입니다.
사진 중에 가장 멋진 사진은 가슴에 담는 사진 같기 때문입니다.
10 thoughts on “손가락 사진기”
흐흠, 여태 본 포레스트님 사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사진에서 감동이 오네요. 예술입니다.
누군가는 요 사진을 보고 살인미소라고 하던 걸요.
우와~ 샤방샤방, 좋으네요.
저도 가끔 손가락카메라로 사진 찍어요.
카메라를 미쳐 못 챙기고, 사진 찍고싶어서요. ㅎ
당장은 카메라가 제 앤이에요. ㅋㅋ
잘 알지요. 카메라를 당분간 애인 삼은 거.
카메라가 너무 좋은 것들이 나오니까 새로 카메라를 장만하고 싶어요. 그래도 꾹 참고 있어요.
우와~~보랏빛의 그녀!
예쁜 미소가 김동원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얘기해주고 있네요.^^
저도 가끔 우리 동원이에게 저렇게 손가락으로 찍는 흉내를 내곤 하는데
어쩜..사랑하면 그렇게 되는거였군요.^^
아드님을 무척이나 사랑하시는 군요.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요.^^
아름답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ㅋㅋ
어머, 이 사진 분위기, 표정, 뒷쪽의 불빛 다 좋아요.
그녀가 좋아하는 보랏빛으로 물들이셨군요.
후훗, 사실은 실수로 그렇게 되었어요.
그날 조명아래서 사진을 찍으면서 카메라를 그에 맞게 조정을 해두었는데(화이트밸런스라는 거였어요) 바깥으로 나오면서 그 조정을 풀어놓질 않았거든요.
가끔 실수해서 좋은 경우가 있는게 사진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