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와 새 2

Photo by Kim Dong Won
2006년 1월 18일 미사리 한강변에서


비행기가 날아갑니다.
비행기는 딱 두 번 타보았습니다.
한번은 김해에서 서울까지였고,
다른 한번은 제주에 갔다 올 때 였습니다.
두번 모두 다른 사람이 태워주어서 공짜로 탔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 가운데는
완행열차가 더 싸다고 하면
그 이유를 이해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더 오래 타는데 어떻게…
김해나 제주나 비행기는 떳다 싶었는데 내리고 있었습니다.
왠지 섭섭하고 비행기 요금이 더 비싸다는게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조금밖에 안태워주면서, 비싸기는…
아직도 비행기를 오래오래 타보고 싶은 걸 보면
비행기를 바라볼 땐
여전히 어린애인 것 같습니다.

새는 아예 날아다니면서 삽니다.
비행기는 타본 적이 있지만
새처럼 날아본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어릴 때, 새처럼 나는 시늉은 많이 해보았습니다.
대부분은 날개가 큰 독수리같은 새를 흉내냈습니다.
그때는 팔만 좌우로 벌리면 비행기도 될 수 있던 시절이었죠.
엔진 소리는 뒤꽁무니가 아니라 맨앞의 입에서 울리곤 했었습니다.
가끔 하늘을 가로질러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는 새들을 보면
새처럼 날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고 맙니다.
그건 다 시인 김수영 때문입니다.
그의 시 때문에 하늘을 나는 새의 날갯죽지가
땀으로 촉촉이 젖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새를 바라보며
자유만 부러워않고 날갯죽지의 땀도 생각하는 것을 보면
새를 바라볼 땐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6년 1월 18일 미사리 한강변에서

6 thoughts on “비행기와 새 2

  1. 예전에 물 건너 구경을 한 번도 못했다고 하셨는데 그게 아니시네요.
    뱅기 타고 제주도 가시고.
    저야말로 제주도는 한 번도 가 보질 못했습니다.
    아껴 두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림에서 본 제주를 직접 가서 보고 실망하면 안 될 것 같아서요.
    근래에 한라산 등반할 기회가 있었지만
    마침 그때 허리에 이상이 있어 저만 빠진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아끼고 있습니다.

    미처 새들의 날갯죽지에 땀이 날 거라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냥 당연히 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공짜는 정말 없나 봅니다.

    1. 하하, 그렇게 되나요.
      제주도는 물건너 같지가 않아요.
      완도에서 배타면 세 시간에 가는 걸요.
      목포에서 타면 네다섯 시간. 아니, 여섯 시간이던가…
      인천에서 타면 저녁에 떠나서 다음 날 아침에 도착하고…
      목포에서 배가 만원이 되는 바람에 급하게 완도로 가서 제주에 한번가고, 그 다음엔 공짜로 비행기타고 제주에 갔었죠.
      300명이나 되는 단체 관광객 쫓아다니며 사진찍어 주는 일이었어요. 관광객들이 공연 관람할 때는 슬쩍 빠져나와 다른 사진찍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녔죠.
      전 한라산도 올라가 봤어요.
      산이 살아있는 거구나 하는 걸 그때 처음 알았죠.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더군요.
      전 가본 산 가운데 다시 가보고 싶은 산을 꼽으라면 설악산하고 한라산이예요.
      가보고 싶은 산은 지리산, 오대산, 속리산… 산에 가고 싶네요.

  2. 최근에 주남저수지 다녀왔어요.
    어제 포스팅한 점 같은 새 세마리보다
    훨 많은 새들이 훨훨 날아다니대요^^
    새는 바라만보아도 자유롭고,
    비행기는 탈 수는 있지만
    한편 무섭기도 해서 방금 여행자보험 들어놨어요. 으핫-

    1. 제주갈 때 제주에 내릴 때쯤 비가 부슬부슬…
      착륙할 때 비행기가 좀 흔들렸는데 그거 겁나긴 겁나더만요.
      갈 때는 바로 창문옆의 자리라 내내 창에 카메라대고 실내로 눈길 한번 안주고 사진만 찍고 가고, 올라올 때는 안쪽 자리라 일어나서 비행기 가운데 있는 조그만 창으로 내내 사진찍으면서 왔었죠.
      창문이 더러워서 잘 찍히진 않았지만요.

    1. 제주는 두번 가봤어요.
      한번은 완도에서 배를 타고 갔죠.
      제주는 보통 섬이 아니더군요.
      그때를 생각하면 꿈만 같을 정도로…
      그곳 사람들이야 그냥 사람사는 곳이긴 하겠지만.
      제주 벙개하려면 미리 계라도 들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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