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7월 30일 서울 천호동에서
나비 한 마리, 백일홍 위에서 열심히 꽃가루를 모으고 있다. 나비에게 꽃은 아마도 꽃이 차려준 밥상일 것이다. 얼마나 유용하랴. 세상에 배를 채워주는 것만큼 유용한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유용함은 때로 꽃의 아름다움을 잊게 만든다. 아니, 정확히는 꽃의 아름다움에 생각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이 땅의 노동자들이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잘도 돌아가는 ‘미싱’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유용은 아름다움을 생각할 겨를이 없게 만든다. 아름다운 꽃의 한가운데서 나비가 꽃가루를 모으는 데 정신이 없다. 유용의 댓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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