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세상을 농락하다

Photo by Kim Dong Won

친구들 만나 술마셨다.
술마시다 보면 여자를 부르게 된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돈으로 여자를 농락한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지난 해부터 그 느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전해까지만 해도 여자들은
좀 심하다 싶은 행동이 나온다 싶으면
손을 슬쩍 밀치거나 몸을 비틀어 빠져나갔다.
그래서 항상 술자리에선 여자들과 밀고 당기는 약간의 싱갱이가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술자리에 나오지만 그 짓이 싫은 빛이 분명했다.
그런데 지난 해의 여자들은 좀 달랐다.
그냥 아무 소리 안했는데
자기들이 알아서 놀고, 우리는 그녀들에 휩쓸렸다.
올해의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들이 알아서 놀고, 우리는 그녀들에 휩쓸렸다.
우리는 약정해놓고 술을 마셨지만 결국은 예상보다 배를 지출했다.
항상 술자리에서 여자를 부르면
돈으로 여자를 농락하는 느낌이었는데
지난 해부터는 여자들이 몸으로 자본의 세상을 농락하는 느낌이었다.
참 여자는 대단하다.
모두가 자본 앞에 납짝 몸을 엎드리는 세상에서
지난해와 올해 술집에서 만난 여자들은
몸 하나만으로 그 자본의 세상을 농락하고 있었다.
그녀들의 얼굴 어디에서도 어두운 표정은 엿볼 수 없었다.
그녀들은 즐겁고 유쾌하게 놀면서 자본의 세상을 농락하고
시간이 되자 모두 우리 눈앞에서 사라졌다.
사람들은 돈을 위해 몸을 판다고 말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그녀들에게서 받은 내 느낌은
그녀들이 몸으로 자본의 세상을 농락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예전의 그녀들은 돈에 끌려가고 있었지만
요즘의 그녀들은 돈을 끌어내고 있었다.
그녀들이 위대해 보이기까지 했다.

6 thoughts on “자본의 세상을 농락하다

    1. 남편은 친구들이 여자 불러도 손도 안잡습니다.
      뭐든지 솔직하게 말하는 남편 친구가 말해주더군요.
      그가 말 안해도 눈빛만 봐도 모든 걸 알아차리는 저도 남편이 그러지않을 거란 걸 알고있었지만요.

      사랑하는 사람이있다면 그 사람이 상처받을 행동은 안하도록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술을 마시지않지요.
      혹시나 흐트러지는 모습 보일까봐요.

      요새 집 구하고 계약한다고 오랜만에 들른 것같네요.^^
      내일 주인이 도배해준다네요.
      이사갈집이 북향이지만 그래도 집 앞에 냇가가 있어서 바람이 시원해서 좋을 것같아요.
      신혼부부가 5년 살았다는데 부부의 인상이 정말 평화로워보이고 좋더군요.
      그들은 잘돼서 집 사서 이사갔대요.
      우리도 그들처럼 행복하게 살고싶어요.

      컴컴한 이집에선 으르렁거리는 시간이 많았지만
      새로 이사갈 그집에선 늘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주변 환경이 밝으니 저절로 그리되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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