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나는 갈매기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12월 19일 강원도 화진포 해수욕장에서

갈매기가 아득히 높이 날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을 통하여
높이나는 갈매기가 멀리 본다는 신화를
하나의 꿈처럼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난 종종 바닷가에서 아득하게 높이 나는 갈매기를 보면
그 아득한 높이를 꿈처럼 바라보는게 아니라
그냥 자신의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아득할 정도로 깊이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일까를 생각하곤 합니다.
아득히 높이 날 때, 갈매기는 갈매기의 일상을 뿌리칩니다.
높이 나는 갈매기 하나가 꿈이 되면
그 높이를 꿈꾸지 않는 많은 일상이 꿈도 없는 삶이 되어 버립니다.
나는 그보다는 일상에 주저앉아
그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길어올릴 수는 없을 것인가를 생각하곤 합니다.
만약 그런 갈매기가 있다면
수많은 낮은 높이의 일상이 모두 의미를 갖게 될 테니까요.
한두 마리 갈매기가 높이 날고 있었고,
대부분의 갈매기가 모래밭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바닷가를 낮게 날고 있습니다.
높이 날아 멀리보는 것은 좋지만
낮게 나는 많은 갈매기의 삶이
그 때문에 의미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12월 19일 강원도 화진포 해수욕장에서

2 thoughts on “높이 나는 갈매기

    1. 새우깡을 갈매기 주지 말고 우리가 먹어야 돼요.
      옛날에 그거 먹으면 깡다구가 세진다고 그랬거든요.ㅋㅋ

      서해의 갈매기는 사람들 바로 옆에서 노는데
      동해의 갈매기는 근처에도 안오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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