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꿈

Photo by Kim Dong Won
한강 잠실 둔치에서

이 꽃의 꿈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겠어요?
이 꽃의 꿈은 복숭아로 익어가는 거예요.

그냥 꽃만 봐선 아무도 알 수 없다.
꽃의 꿈이 무엇인지.
꽃은 예쁘고 곱지만
그 예쁘고 고운 꽃이 그저 꽃으로 지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다.
아마도 그 슬픔 때문에
꽃들은 꿈을 꾸는 것이리라.
그 꽃의 꿈을 알고 싶다면,
그리고 그 꽃이 봄꽃이라면,
봄철에 그 꽃을 눈여겨 보았다가
여름이나 가을에 그 자리를 다시 찾아야 한다.
그럼 그 자리에 꽃의 꿈이 영글어 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오늘이 종종 슬프다.
만약 그런 날이 오늘이라 오늘이 아주 슬프거든,
그리고 그 슬픔이 꿈이 텅비어 찾아온 것이거든 더더욱,
오늘은 실컷 꿈을 꾸자꾸나.
꿈꾸는 자의 미래는
아무도 오늘로 내일을 예단할 수 없다.
꽃들도 꿈을 꾸거늘
하물며 우리가 어찌 꿈을 버리리.

이 꽃의 꿈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 꽃의 꿈은 그 색깔이 아주 빨갛죠.
지금의 색깔은 하얗고 노랗지만 꿈은 딸기에 두고 있거든요.

Photo by Kim Dong Won
한강 잠실 둔치에서

6 thoughts on “꽃들의 꿈

  1. 저게 바로 복사꽃인가요? 너무 이쁘네요.^^
    요즘 사과꽃도 만발하던데 찍을 기회를 놓쳐버릴것같아요.
    카메라 들고 나갈 시간이 없어서 차안에서 쳐다만보며
    지나쳐요.

  2. 텅 빈 꿈이란 말이 무지 슬퍼요
    꿈이 결실을 맺는 가을이 오면
    그 꿈이 비어있지는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을꺼예요.
    왜냐하면 꿈은 그 자체로써 이미 가득한 것이니까요.

    1. 장미를 무척 좋아했는데,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장미는 열매가 없으니 무척 슬프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 난 뭐야? 열매 없는 것들은 꿈도 없냐? 마치 이렇게 나올 것 같다는… 장미가 슬프지 않도록 장미의 꿈을 들여다 보아야 할 것 같아요. 골치 아프다, 장미의 눈치까지 살피며 글을 써야 하다니. 으이그, 내 팔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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