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 11일 서울 도봉산에서
붉다는 말로는 뭔가 부족하다. 불탄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 아주 상투적인 말이지만 붉은 단풍에는 불탄다 이외의 말은 어느 말이나 부족한 조합이 되고 만다. 불탄다는 것은 태워 없애는 파괴의 힘을 가리키지 않는다. 우리는 불타는 태양이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빚어낸 생명의 원천임을 알고 있다. 불탄다는 생명을 잉태하는 뜨거움이며 태양이 그 뜨거움으로 우리의 지구에서 생명을 빚는다. 바로 그 태양이 자신이 가진 색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을 가을에 붉은 단풍잎에 새겨 태양의 이글거리는 아름다움을 잠시 우리 곁에 둘 수 있도록 해준다. 생명의 이글거림이 절정에 오른 순간의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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