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어둠

Photo by Kim Dong Won
2024년 1월 17일 서울의 한남대교를 건너는 차속에서

지방에 내려갔다 올라오는 길, 차가 한남대교를 건넌다. 서울에 다 온 것이다. 경부고속도로의 톨게이트를 지나면 서울에 온 것이지만 그래도 서울에 왔다는 실감이 확연한 것은 한남대교이다. 밤늦게 도착해도 서울은 불빛의 밀도가 높다. 지방은 저녁이 지나면 빛을 거의 남김없이 수거해 들이고 그 자리는 농도가 매우 높은 어둠으로 빼곡히 채운다. 도시에서 먼 곳일수록 어둠의 농도는 더 진하다. 밤길의 지방은 어둠의 세상이다. 서울에 그런 밤은 없다. 밤도 여전히 휘황찬란이다. 그 때문에 서울에 도착하면 꼭 어둠의 세상을 빠져나와 빛의 세상으로 상경한 것만 같다. 어둠은 서울에선 살기 어렵다. 그렇지만 어둠의 세력들은 모두 서울에 있다. 밤마저 환한 곳, 서울의 어둠이 사실은 가장 어둡다. 가장 어두운 어둠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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