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봄눈

Photo by Kim Dong Won
2025년 3월 18일 서울 천호동에서

올해의 3월 18일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 해 3월 18일에는 눈이 내렸다. 하지만 그 눈을 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눈이 한밤중에 내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운좋게도 그 늦은 시간에 밖에 있었다. 지방에 내려갔다 밤 1시에 동네에 도착했을 때 나를 역에 내려준 지하철은 마지막 열차였다. 지하철을 내려 역을 나왔을 때 세상은 온통 눈의 세상이었다. 낮에 쌀쌀하게 내려 앉은 기온이 어느 정도 예고해준 눈이었다. 눈은 대개 겨울의 것이지만 그 밤의 눈에서 그런 고집을 읽을 수는 없었다. 눈은 오는 봄을 막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봄눈이라고 불렀다. 집에 도착했을 때 사는 아파트의 화단에선 단풍나무가 봄꽃의 예고처럼 가로등 불빛아래 눈꽃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꽃의 계절이 시작되는 봄을 눈이 알려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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