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길은 그냥 오가는 거리가 아니다. 길 자체가 여행의 일부이다. 걸어서 길을 갔을 때는 더더욱 그렇게 된다. 때문에 길은 오가는 동안 여행의 기억이 남고 길은 여행 이야기에서 중요한 일부를 이룬다. 갔던 곳은 보장암 예술촌이었지만 그곳을 가고 오는 동안 걸었던 길도 좋은 기억을 남겨 주었다. 길을 걸었던 동네의 이름은 공관(公館)이라 했고 대만에선 궁관이라고 하는 듯하다. 그곳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사먹었고 기억에 남을 풍경을 보았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길의 옆으로 그림이 놓여 있다. 이 그림이 조금 특별하다. 오토바이에 아래쪽이 가려져 있지만 사실은 철판에 구멍을 내서 형상을 이룩한 그림이다. 그려진 강철처럼 굳센 꽃과 나무였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시장 이름이 수원시장(水源市場)이다. 당연히 우리의 수원이 떠올랐다. 한자는 조금 다르다. 우리의 수원은 수원(水原)인데 이 시장의 수원은 수원(水源)이다. 우리 수원의 원(原)은 근본 원이라고 나오고 공관에 있는 시장의 수원에서 뒷자리를 지키고 있는 원(源)은 근원 원이라고 나온다. 별로 차이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모두 물과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 내용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 그 견해에 따르면 수원(水原)은 물이 있고 그 물이 기원(起源)되는 곳이고 수원(水源)은 그러한 곳에서 물이 생겨 흐르면서 근원을 이루는 곳이라고 한다. 무슨 얘기인지 알쏭달쏭하다. 그냥 수원하고 자매 결연 맺기에 딱 좋은 시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공관 거리의 발발이란 상점에서 음료를 사먹었다. 내 눈에 띈 것은 발발(發發)이란 한자였다. 한자를 우리 식으로 읽었을 때의 발발이란 말과 글자의 모양이 결합되어 마치 글자가 발발거리며 뛰어다니고 있는 듯 했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간판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세로로 길게 줄을 지어 늘어서 있다. 줄을 지어 늘어서면 눈에 띄는 풍경이 된다. 우리에게도 이런 간판이 풍경이 있지만 우리와는 다른 독특함이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은 길의 활기이다. 사람들이 많으면 복잡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람이 많을 때 길은 활기차다. 활기를 주기에 충분한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 다녔다. 활기찬 거리가 좋았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한국에서 보던 대만을 대만에 와서 보았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이다. 대만에선 거의 여신급이라고 들었다. 세븐일레븐의 광고판 속에 있었다. 대만 세븐일레븐의 브랜드 홍보대사라고 한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길을 안내한 히로타가 이곳에 볼일이 있을 때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라는 가게에 들렀다. 인기가 높아 줄을 서야 했다. 용담두화(龍潭豆花), 그러니까 롱탄 또우화란 곳이다. 한자 그대로 보면 콩꽃이 되는 두화(豆花), 즉 또우화는 대만식 두부 디저트로 푸딩하고 비슷하다. 이곳은 메뉴가 이것 한 가지밖에 없다. 그냥 사람 수대로 시키면 된다. 콩맛이라기보다 두부 맛이 났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롱탄또우화 가게의 벽에 붙여 놓은 종이 속에 115年 4月 1日 豆花調整為(두화조정위)라는 글자들이 적혀 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다. 115년 4월 1일부터 두부꽃을 45위안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고 한다. 아니 115년이라니? 그때는 이 가게가 자리한 건물도 없었을 것 같다. 대만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서기(AD)의 년도 대신 중화민국이 건국된 1912년을 기준으로 하여 민국기년(民國紀年)이라는 고유한 기년법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115년은 2026년 올해이다. 우리나라도 단기를 사용했으면 올해는 4359년이 된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수저는 일회용으로 보였지만 일회용이 아니었다. 씻어서 다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말했다. 아니, 이거 일회용 아닌가. 일회용인데 다시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다만 일회용과 비슷할 뿐 일회용은 아닌지 좀 궁금하긴 했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길을 가다 골목에서 조씨네라는 한글 간판을 보았다. 도대체 무슨 가게인지 궁금했지만 멀어서 가서 확인하진 못했다. 근처에 대만대학교가 있어서 한국 유학생이 많으니까 아마도 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 아닐까 싶었다. 구글맵의 스트리트 뷰로 어떤 곳인지 알아보려 했지만 구글맵의 거리 지도는 2020년 6월의 사진이었다. 그때는 조씨네가 아니라 쎄시봉이란 곳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 그동안 조씨네 골목에는 변화가 많았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부겐빌레아이다. 한국에서 자주 접하는 꽃이다. 낯이 익은 꽃도 만난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가게에 한국사격박첩관(韓風四格拍貼館), 그러니까 한국식 4컷 촬영 스티커관이라 되어 있었다. 한국식이라는 데 나는 이런 게 한국에 있나 낯설다. 결국 넷이 들어가서 사진 찍어 보았다. 그다지 저렴하진 않았다. 딸의 얘기로는 한국에는 상당히 많다고 한다. 가끔 젊은 애들의 한국은 내게 낯설다. 대만에 와서 낯선 한국을 경험한다.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궁관 거리에서
대만대학교의 입구에 인접한 거리에서 한국시간(韓國時間)이란 간판이 걸려 있는 식당을 봤다. 타이베이에 놀러왔는데 한국을 자주 만난다. 문득 궁금했다. 저기서 음식을 먹을 때는 그 시간이 한국 시간이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