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닝 야시장의 어러우청 훠하이셴에서 먹은 저녁 만찬 – 6일간의 타이베이 여행 Day 2-6

대만에 살고 있는 일본인 친구 히로타의 안내를 받은 덕택에 현지인이 아니면 잘 알 수가 없는 곳을 가보게 되었다. 이번 타이베이 여행 자체가 그가 자신이 타이베이에 있을 때 한번 놀러오라는 얘기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보장암 예술촌과 대만대학교는 대만 여행자들의 블로그 후기가 많았지만 그 두 곳의 일정이 끝나고 난 뒤 가본 곳은 타이베이에 사는 이를 친구로 두었을 때나 누릴 수 있는 행운이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도로의 표지판에서 경미란 한자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식으로 읽으면 음만으로는 여자 이름이기도 하다. 경미란 이름의 친구를 두었다면 이 거리에 한번 와볼만 하겠다. 거리의 표지판은 누군가 이곳에 와서 여기는 너의 거리야 라고 말해주는 낭만을 꿈꾸게 만든다. 영어 표기로 보면 대만에선 징메이라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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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이 정도면 길이 아니라 숲을 가는 느낌일 들 것 같다. 나무가 좋으니 도시의 거리도 걸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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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지하철을 타러 걸어가는 동안 매력적으로 보이는 골목이 자주 눈에 띄었다. 여행지에서 골목을 걷는 것을 좋아했다. 골목에는 사람들이 살면서 가꾸어낸 소소한 풍경들이 있다. 혼자였다면 분명 골목의 자장에 끌려 방향을 따로 두지 않고 골목을 걸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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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신호가 바뀌면 오토바이가 가장 먼저 질주한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다. 달리는 오토바이는 사실 뒤쪽의 차를 꿈꿀 것이다. 천천히 출발하는 차가 빠르게 앞서 나가는 오토바이의 꿈이다. 여행자인 나는 타이베이의 거리를 차도 타지 않고 가장 느리게 천천히 걸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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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지하철역에서 공중전화를 봤다. 금속성의 회색빛 벽에 걸려 있어 마치 전시된 작품 같다. 지나간 시대의 유물 같은 느낌도 난다. 공중전화로 전화를 하면 지나간 시대와 통화가 될지도 모른다. 내 손에는 여행하는 동안 항상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시대는 지금 현재의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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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한자로 과기대루(科技大樓)라고 되어 있는 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영어로는 TECHNOLOGY BUILDING, 한글로는 테크놀로지 빌딩이라고 되어 있었다. 타이베이의 쑹산공항에서 가장 처음 탔던 브라운 라인의 지하철이다. 지하철이라고 했지만 테크놀로지 빌딩역에선 지상 구간이다. 맨뒤칸에 탔다. 뒤쪽이 훤하게 보였다. 열차칸의 맨 위에 차문즉장관폐(車門即將關閉), 그러니까 차문이 곧 닫힙니다라는 구절의 한자가 들어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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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차가 내가 내린 난징푸싱역까지 휘어짐을 모르고 달렸다. 방금 떠난 역이 아득하게 멀어져 가곤 했다. 이렇게 꼿꼿한 철로는 처음 경험해 본다.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브라운 라인의 지하철이 지상 구간을 갈 때는 열차들이 스칠 때 서로를 배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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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난징푸싱역에서 내리자 해가 지고 있었다. 건물 꼭대기의 한귀퉁이에 해가 걸려 있었다.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저녁 먹으러 가면서 저녁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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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주택가로 보이는 골목을 걸었다. 가는 곳이 동네의 한적한 곳에 자리한, 여행자들은 절대 모르고 현지인들만 아는 숨은 맛집인가 보다 싶었다. 어느 집에선 덩굴식물이 담을 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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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랴오닝 야시장에서

주택가를 가던 골목이 방향을 꺾자 짜잔하고 마법처럼 시장이 나타났다. 랴오닝 야시장(遼寧夜市)이다. 여행자들은 거의 없고 이 근방에 사는 현지인이나 퇴근길에 간단히 저녁을 먹으려는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가 가는 곳을 히로타는 직장에서 회식할 때 자주 가는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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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랴오닝 야시장에서

자리에 앉고 주문을 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야채 볶음 같은 것이었다. 시작은 소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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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랴오닝 야시장에서

식탁은 곧 주문한 갖가지 음식으로 가득 채워졌다. 저녁은 성대한 만찬이 되었다. 저녁값을 히로타가 내겠다고 했으나 음식값이 과도하게 나와 우리가 부담하기로 했다. 술을 부르는 음식들이었으나 맥주 한 병을 나눠 마셨다. 어제 과음한 후유증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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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랴오닝 야시장에서

식당 앞에서 해산물을 직접 보면서 고를 수 있다. 그녀와 딸도 고르는데 동참했다. 너무 싱싱해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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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랴오닝 야시장에서

우리가 저녁 만찬을 먹은 식당이다. 한자로 식당 이름이 아육성활해선(鵝肉城活海鮮)이라 되어 있었으며 중국말로는 어러우청 훠하이셴(鵝肉城活海鮮)이다. 해산물과 거위 고기로 유명한 전문점이다.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대만 현지인들도 큰맘 먹고 가야하는 곳이라는 얘기를 인터넷에서 봤다. 빈자리가 없었으며 음식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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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의 랴오닝 야시장에서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란방((蘭芳), 그러니까 란팡이란 식당을 봤다. 사람들이 바깥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날씨가 바깥에서 식사를 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따뜻했다. 이 식당은 화지아오미엔(花椒麵)이 괜찮다고 한다. 은근한 얼얼함이 특징인 면이다. 다음에 오면 이 식당에 한번 들러보고 싶다. 한글 메뉴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영어 메뉴는 있다고 한다. 또 아쉽게도 술은 팔지 않는다고 한다. 들어가 보지도 않은 식당을 인터넷을 뒤져 많은 정보를 알아볼 수 있었다. 앞을 지나가며 간판만 봐 두어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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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지하철역이 참으로 어마어마하다. 가운데를 비워 속이 들여다 보이도록 해놓은 구조도 마음에 든다. 타이베이가 여러모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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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베이먼역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오른다. 천정에서 조명이 평행선을 긋는다. 타이베이의 쑹산공항에 도착해서 지하철을 바꿔타며 왔던 그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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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자전거 세 대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간다. 평화로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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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우리의 숙소인 써니 호텔로 돌아왔다. 가장 위쪽에 달린 간판에는 여래 호텔이라고 되어 있다. 타이베이 여행의 이틀째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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