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도 이란이란 곳이 있다. 물론 중동의 이란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란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한자로는 의란(宜蘭)이라 표기가 되고 현지인들의 실제 발음으로는 이일란에 가깝다는 글을 봤다. 의란이란 한자를 구글 번역기에 넣고 그 발음을 들어보면 정말 이일란에 가깝게 들린다. 영어로는 이란(Yilan)이라 표기가 되어 중동의 이란과는 확실하게 구별이 된다.
우리는 이란을 가기로 했다. 여기서 우리는 그녀와 나를 가리킨다. 딸은 따로 놀기로 했다. 어디를 가고 싶냐고 했을 때 그녀가 이란의 바다를 보고 싶다고 했고 나는 그럼 둘이 이란을 가보자고 했다. 바다라는 말에 나는 아무 주저없이 이란에 끌리고 말았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숙소를 나와 걸어가다 보니 익숙한 브랜드명이 보인다. 소니, 캐논, 니콘이다. 아마 어딘가에 라이카도 있을 듯하다. 카메라점 전문거리이다. 곁에는 음향기기 전문거리도 있다. 나는 이번 여행에 니콘 카메라를 들고 왔고 렌즈는 28-400mm의 거의 무소불위에 가까운 렌즈를 끼워왔다. 그녀는 소니 카메라에 단렌즈를 끼워 갖고 왔다. 둘다 사진에 관심이 많아 카메라에 대한 관심도 크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버스 터미널을 찾아가다 거리에서 이상하게 생긴 장치를 봤다. 아마도 조명 장치가 아닐까 싶었지만 스피커일지도 모른다. 조명 장치라면 확인을 하려면 밤까지 기다려야 하고 스피커라면 확인을 위한 기다림은 정처 없어 진다.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이다. 대만에서의 모든 여정은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모든 열차들이 이곳에서 떠나고 이곳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근처에 있는 버스 터미널이 우리가 찾아가는 곳이다. 서울에선 버스 터미널이 외곽으로 밀려난지 오래 되었으나 타이베이에선 도심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었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구글맵의 안내대로 길을 간다. 그러다 육교를 건넜다. 육교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출근길의 풍경을 절반은 오토바이가 책임지고 있다. 육교를 내려갈 때 그녀가 엘리베이터쪽을 기웃거리며 여기 엘리베이터 있는 데 라고 했지만 나는 고장났어라고 했다. 그녀가 그걸 어떻게 알어라고 되물었고 그렇게 물으니 내가 여길 무지 잘 아는 것 같네라고 말했다. 사실 어제 지나간 곳이었다. 아래쪽의 엘리베이터 타는 곳에 고장이라고 되어 있었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거의 다와서 타이베이 버스 스테이션이 어디에 있냐고 거리에 서 있던 사람에게 물어야 했다. 매끄러운 영어로 가던 방향을 가리키며 이리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나온다고 알려주었다. 오늘은 첫 땡큐를 그에게 썼다. 타이베이 버스 터미널은 한자로는 대북전운참(臺北轉運站)이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표를 샀다. 왕복권으로 샀다. 표를 주면서 4층의 414번 출구에서 버스를 타라고 친절하게 알려주고 표에 써 주었다. 왕복권으로 구입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한 장은 갈 때 쓰는 표였고 다른 한 장은 올 때 쓰는 표였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버스를 개찰구를 찾고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9시 40분 버스였다.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고 들었다. 기다리는 동안 귀엽게 생긴 아이가 우리 앞을 걸었다. 너무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이 아빠가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한국말로 나는 필리핀 사람이라고 했다. 반갑다고 인사했다. 대만에 와서 필리핀 사람에게 한국말 인사를 들었다. 여행지는 달라서 필리핀 사람은 다른 버스를 타고 우리보다 먼저 떠났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버스표를 살 때 창구에서 팝콘을 선물로 주었다. 다 주는 것인지, 외국인 같아서 우리만 준 것인지는 모르겠다. 한국까지 들고 와서 집에 와서 먹었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허걱이다. 시외버스에 화장실이 다 있다. 계속 사용중이라고 들어와 있었지만 사용하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버스는 너무도 쾌적했다. 비싸게 주고온 비행기 좌석보다 더 좋았다. 저가 비행기를 탈 때마다 비행기 속으로 구겨 넣어지는 기분이 들곤 했는데 대만의 시외버스는 의자만으로 보면 특급 대우를 받는 느낌이었다. 출발할 때는 빈자리가 많아 보였는데 타이베이 도심의 어딘가에서 한번 더 사람을 태웠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지룽을 갈 때는 열차가 상당한 거리를 지하로 갔지만 버스는 지상에서 능숙하게 길의 방향을 찾아내며 도시를 빠져나간다. 거리의 풍경을 차창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버스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산너머로 타이베이의 유명한 101 빌딩이 보인다. 한 도시의 최고층 빌딩은 등대와 같아서 이국의 방문객에서 종종 위치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바닷가에선 불을 밝혀 등대가 되고 도시에선 높이를 높여 등대가 된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옛날의 버스길은 산이 앞을 막으면 산을 돌아가거나 넘어갔지만 이제는 기차와 마찬가지로 산을 뚫고 간다. 대만의 버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란으로 가는 버스는 자주 터널을 들어갔다. 마지막엔 아주 긴 터널을 빠져나가야 했다. 설산터널(雪山隧道)이라 불리는 그 터널은 타이베이와 이란(宜蘭)을 연결하는 터널로 대만에서 가장 긴 터널이라고 했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묘지들이 산꼭대기에 모여 죽은 자들의 집단 거주지를 이루고 있다. 대만의 독특한 풍경이라고 한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굴뚝의 동물이 귀엽다. 타이베이시 원산구(Wenshan District)에 위치한 무자 폐기물 소각장(목책날급금화창 木柵垃圾焚化廠, Muzha Refuse Incineration Plant)이다. 타이베이시 환경보호국(Department of Environmental Protection)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며 한마디로 쓰레기 소각장이다.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아도 버스는 많은 것을 보여준다.

2026년 3월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길이 얼키고 설킨다. 그래도 차들은 가야할 길을 잘 찾아간다. 길이 호젓해지면 그때 우리는 도시를 벗어난 것이다. 복잡함을 벗어나려 우리는 도시를 떠난다.

2026년 3월 25일 대만에서
버스가 어느 정도 달리자 차창에 담긴 산세가 높다. 영월이 고향이어서 높이가 다른 곳들과 완연하게 다른 강원도의 산들에 익숙하다. 이란으로 가는 동안 대만의 산들이 더 높아 보였다.

2026년 3월 25일 대만의 이란에서
드디어 대만의 이란에 도착했다. 험준한 산을 빠져나오자 끝이 보이지 않는 평원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길을 가는 동안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터미널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것을 하나 사 먹었다. 터미널은 아주 컸지만 사람은 많지 않았다. 타이베이를 벗어난 느낌이 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