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찬바람을 막으라며
화장실 창문에 비닐을 쳤다.
그녀는 비닐을 팽팽하게 당겨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바람을 단단히 막으라 일러두었지만
며칠이 못가 비닐은 느슨하게 긴장을 풀더니
급기야 바람과 바람이 나고 말았다.
바람을 막으랬더니 오히려 바람의 아이를 배고는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우리에게 배를 내밀었다.
좀 괘씸하긴 하긴 했지만
아직은 바깥 바람이 차니 바깥으로 내쫓기도 그러했다.
봄까지는 그대로 둘 생각이다.
하지만 따뜻한 봄이 오고 몸을 풀면
그때쯤엔 바깥으로 쫓아낼 생각이다.
그래, 그 차가운 겨울 바람이 그렇게 좋디.
어디, 나가서 바람과 함께 실컷 살아봐라.
올봄, 길거리를 나뒹구는 커다란 비닐 한장 있거든,
올겨울 우리 집 화장실에서 바람과 바람난 바로 그 비닐이다.
19 thoughts on “비닐과 바람”
서정적인 사진 잘보고 갑니다….
변변찮은 사진인데…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눈이 펑펑 나리는 날–밖에서 간만에 쇠주 한잔 먹고 이제 집에 왔네–그리고는
아들녀석 꿈적거리고 있는 꼼퓨터를^^^^ 내가 잠시 —
거기에 친구가 있더군—
잘 보고 간다^^^
또 보자구—참^ 어르신과 식구들에게 새해인사나 전해 주시게나—끝
나도 바깥에 나가 사진좀 찍다가 들어와 한잔 했다네.
그리곤 배탈이 나서 밤새 고생했네.
아버님께 안부 전해주이.
윗 고을은 많은 눈이 온다지요?
아랫 고을은 하루종일 비……………^^*
시나브로.. 자알 보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내리는 군요.
내리다 좀 그쳐야 좋은 사진이 나오는데 계속 오니 사진찍기도 좀 어려워요.
비닐 쟤 안됐어요.
봄이 와서 쫓겨나면 ‘아싸~아, 해방이다. 애들 아부지 찾아서 고고씽!’ 하고 좋아라할텐데요. 그 때 되면 애들 아부지 겨울바람은 다른 비닐 꼬시러 추운 나라 어디로 떠나고 없을텐데….
몰래 정분나서 끝까지 좋은 걸 못봤다니깐요.
사랑이란게 무서운 거지요.
그래도 겨울 바람을 껴안고 놓을 생각을 안하니…
배를 보니 쌍둥이 같네요.
봄에 쫓겨날 처지지만 둘 사이를 가라 놓을 순 없겠네요.
갈라 놓을수록 더 정분이 난다지요.
갈라놓으려 했다간
바람이 집안으로 들어와 비닐과 살림차릴 것 같습니다.
창문에서 속삭이는 사랑이니 그냥 모른척 하려구요.
올봄 길거리에 나뒹구는 커다란 비닐 한장을 만나거든
바람나니 좋더냐고 물어봐야겠슴다.^^
오늘 여기 들어오면 눈사진을 볼수 있겠다 싶은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눈사진은 포레스트님 블로그에서 봤구요. 댓글은 여기에 달아요.
(제 컴퓨터에서 포레스트님 블로그에 댓글이 안달려요.ㅜ.ㅜ)
바쁜거 끝나면 이놈저놈 모조리 손을 봐야할것 같아요..^^;;
비닐로 막아놓은 곳이 화장실 뿐이 아니예요.
방이랑 거실도 막았지요.
근데 화장실에서 유난히 바람이 많이 나네요.ㅋㅋㅋ
나의 털보님은 사진찍으러 버얼써 행차하셨구요.
저는 집에 있답니다.
빨리 일끝내고 컴 손봐야겠네요.
ohngsle님이랑 제 사이 더 갈라놓기 전에.^^
멀리는 못가고 남한산성에 가서 눈과 안개를 찍다가 왔습니다.
눈이 상당히 많이 오네요.
잠시도 그치질 않고 있다는…
겨울엔 따뜻한게 최고! 절대 공감입니다.
헌데, 보일러를 틀어도 손이 시렵고,
보일러가 돌아가는데 따뜻한 물이 안나오는 지금 이 상황은 뭘까요…OTL
역시 문풍지 바를 정도의 부지런함도 없는 귀차니즘에게는,
과분한 겨울의 따뜻함인 듯 합니다. ^^;;
사실은 저도 문풍지를 발라본 적이 없는지라 할말이 없어요.
저는 추우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겨울나는 스타일이라…
환기는??…-_-;;
환기? 걘 또 누구래요?
화장실 창문치고는 꽤 크네요.
설마 재래식은 아니겠죠?
가게보러 온 사람이 우리집 재래식인 걸 알고는 기겁하더군요.ㅋ
비닐을 밖에서 쳤으면 저렇게 배부르지 않을지도..^^
바람은 막아서 좋은데 환기는 어떻게…^^
집안에 있어서 재래식이면 더더욱 곤란.
창이 아주 크죠?
그래도 낮엔 환해서 아주 좋아요.
화장실 모습은 요렇게 생겼어요.
http://blog.kdongwon.com/195
겨울엔 따뜻한게 최고.
지금 서울엔 눈이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