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보아도 눈이고, 저길 보아도 눈입니다.
온통 세상이 하얗습니다.
그 길을 오르는 나는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새 한 마리가 그 길에서
이곳을 한번, 저곳을 한번, 두리번 거립니다.
새도 기분이 좋을까요.
기분 좋기 보다는 먹을 것을 찾기 어려워
우선은 배고픈게 걱정일 듯 싶습니다.
그러면 눈오는 날은 나는 기분좋은데
새는 배고프고 걱정스런 날입니다.
눈온 날, 산에 갈 때는
새모이를 조금 준비해갖고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야생의 새와 동물에게 먹이주는 건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습니다.
자연은 그냥 자연의 가혹함마저
스스로 이기도록 두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건드리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는게
자연에 대한 가장 큰 배려라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눈온 날, 모이를 챙겨갖고 가 나누어주면
나도 즐겁고 새도 즐거울 것 같은데
그것도 그리 간단하게 생각할 것은 아닌가 봅니다.
하지만 다음에 눈온 산에 갈 때는
새모이로 쓸만한 것을 조금 챙겨가볼 생각입니다.
새를 보며 걱정만 나누어주고
산을 오르고 내리며 나만 내내 즐거웠더니 새에게 좀 미안해서요.
강원도에 엄청난 눈이 왔다니
지금쯤은 새들도 엄청 고생하고 있겠다 싶습니다.
눈이 오니 마음이 즐거움과 걱정 사이를 왔가갔다 합니다.
내가 눈밭을 헤치고 돌아다니며 즐거울 때
서울의 집에선 그녀가 내가 걱정이 되더라는 군요.
이래저래 눈온 날은 즐거움과 걱정 사이를 왔다갔다 하게 됩니다.
4 thoughts on “새와 눈온 날”
불쌍해 보이는군요~ 모이 주세요~
다음에는 모이 한봉지 사갖고 가려구요.
절에서 팔더라구요.
남쪽나라엔 눈 구경하기가 어렵네요.
작년 끝자락에 이,삼일 내린거 그게 눈구경 전부네요.
눈 내리면……
나 자바바라 뮤비도 찍어야 하는데~ㅎ
동원님의 블로그에 실린 글과 사진을 보면서 저 많이 웃고 있답니다.
J……….친정동네도 방문하셨네요??
사진도 올라와 있구요.
어찌나 반갑고 뭉클하던지요.ㅎ
^^*
고마워요.
제 글이란게 그다지 실용적인게 아니어서 대상을 찾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글을 가리켜 빈병에 넣어서 바다로 보내는 통신이라고 말하더라구요. 누가 읽고 좋아하게 될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죠.
제이님이 제가 보낸 빈병 속의 글을 건져내 읽어보고 좋았다고 하니 저는 그냥 기분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