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으로 드러난 나무 뿌리를 보고 있노라면
나무가 팔처럼 느껴지고
뿌리를 손가락처럼 땅속으로 깊이 뻗어
땅을 움켜쥐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럼 푸른 허공의 어디쯤에 나무의 몸이 있는 셈입니다.
아무래도 몸의 어디에서 팔을 뻗었을 테니까요.
실상 우리가 보는 것은 나무의 팔,
땅속에 묻힌 뿌리는 손가락,
그리고 나무는 투명한 몸을 가진 셈입니다.
이 상상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우리는 숲을 갈 때 투명한 나무의 몸속을 가는 셈이 됩니다.
나무는 땅속 깊이 손을 묻고 흙을 움켜쥔 채
손끝에서 대지를 호흡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몸은 너무 맑아 나무와 나무 사이의 투명으로 자리를 잡죠.
그 투명한 몸에 묻히면 우리의 몸도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대지를 움켜쥐고 평생 손에서 흙을 놓지 않는 나무의 손과 팔들 사이로
우리들이 나무들의 투명한 몸에
우리의 몸을 묻었다 뺐다 하면서 산을 오릅니다.
2 thoughts on “투명한 나무의 몸”
저 나무 둥치를 보니까 청와대 견학 갔을때 주목나무가 생각나요.
750여년 되었다는 나무의 생김은 분명 고목같았는데 잎은 무성한거보니
정말 신기해서 많이 찍고싶었는데 계속 이동하는 중이라 제대로 찍지 못한게 아쉬웠어요. 쉽게 볼수없는 나무일텐데..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데 지금도 그 자리에서 꿋꿋하게 봄을 맞고 있을거 생각하니 무지 보고싶네요.^^
주목은 오대산도 아주 좋더군요.
오대산 옆에 계방산이란 산이 있는데 그곳에도 주목 군락지가 있다고 해요. 한번 가보고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