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처자가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지난해 12월에 떠나서 3개월여 인도를 돌아다녔다.
그녀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그녀가 말했다.
이번에는 인도를 보러갔는데 자꾸만 눈에 자기 자신이 밟혔다고.
며칠전 보았던 다큐멘터리 하나가 생각났다.
달여행을 다룬 다큐멘터리였다.
달을 다녀온 우주인 중 하나가 그렇게 말했었다.
달을 보러갔는데 정작 그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달에서 바라본 지구, 바로 자신이 살던 곳이었다고.
그는 달에 가서 달을 본 것이 아니라 사실은 지구를 챙겨갖고 돌아왔다.
그녀는 이번에 인도에 가서 인도를 보다가
결국은 자신을 챙겨갖고 돌아왔다.
돌아온 그녀의 한쪽 손등에 태양이 떠 있었다.
그녀의 태양 한가운데서 사람 하나가
팔을 길게 옆으로 펼치고 발을 둥글게 감아 춤을 추고 있었다.
그녀의 또다른 손등에선 덩굴 식물 하나가
그 태양의 빛을 감지했는지
그녀의 태양이 있는 쪽을 향하여 머리를 뻗으며
손가락 끝으로 올라가 있었다.
그녀가 두 손을 맞잡을 때마다 덩굴식물은
태양빛의 온기를 마음껏 맛보고 있었다.
그녀의 태양과 덩굴식물을 눈앞에 두고
그녀의 인도 얘기를 들으며 술을 마셨다.
그녀가 인도에서 손등에 담아온 태양의 온기가 방안에 가득했다.
올해의 봄은 그녀가 인도에서 가져온 태양의 온기로 방안에서 열어주었다.
술에 취한 듯, 봄에 취한 듯, 우리의 저녁 시간이 흘러갔다.
**손과 팔에 그린 그림은 헤나(henna)라는 염료로 그린 것이다.
며칠 있으면 지워진다고 한다.
6 thoughts on “인도에서 가져온 봄”
태양문양이 특히 멋지네요.^^
김동원님 링크타고 여행담 읽으러 가야겠어요.^^
아직 여행기는 안올라 온거 같아요.
바쁘신 몸이라 3월 중순은 되어야 여행기를 시작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 옛날 여행기는 있어요.
글을 참 재미나게 쓴 답니다. 강추합니다.
멋지군요. 사진속분은 악세사리를 즐겨 하시는분이시네요~
옷도 특이하구요~
엇, 그런가요?
제 눈엔 그냥 심플하게 보이던데…
귀걸이도 안하는 것 같고…
헤나 그림도 아주 얌전한 축에 속하는 것이라고 해요.
화려한 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화려하다고 들었어요.
원주 강릉 사진 구경하러 갈께요.
어디를 구경하셨을까나.
우와, 제가 돌아온 환영선물 같은 포스팅이에요.
어깨가 들썩들썩~ 날아갈 듯 기분이 마구 좋아요.
새까만 김상사 같은 저의 손을 아리따이 찍어주시고,
멋진 글까지 함께 적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오늘은 무한도전인가 뭔가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인도가 나오더군요.
인도는 밖을 보고 다니다 보면
내 안이 보이는 이상한 나라라고 했어요.
난 가면 사진 찍느라 정신없었던 나라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 모델이 되어준 것에 내가 오히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