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은 약간 빛바랜 가을을 품고
얼음의 품에서 겨울 한철 화석이 되었다.
가을은 햇볕이 따뜻할 때마다
얼음의 품을 지긋이 눌러
한겹씩 한겹씩 그 품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 품에서 화석이 되었다.
겨울은 가을을 그 품에 품고 겨울을 났다.
내가 원래 듣기론
가을이 지고 겨울이 온 것이었으나
내가 눈여겨 보았더니
겨울의 품은 온통 가을의 기억이었다.
생각해보면
봄은 가는 듯 했으나
여름의 품으로 들었을 것이며,
여름은 또 가는 듯 했으나
가을의 품으로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가을은 지는 듯 했으나
사실은 겨울의 품으로 들었다.
날이 풀리면 겨울은 그 가을을 물밑으로 내려보내
봄에게 건넬 것이 분명하다.
그럼 가지 끝에서 새로운 봄이 움틀 것이다.
아마 우리도 그러하리라.
사랑이 지고 끝났는가 싶어 슬프고 서럽던 그 순간에
사랑은 빛바랜 추억을 끌어안고
그 추운 계절 속을 파고 들어 화석처럼 몸을 웅크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계절 내내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을 것이다.
사라지고 끝났는가 싶었는데
다시 사랑이 고개를 드는 연유이다.
올해도 또 봄이 오고 있다.
10 thoughts on “얼음 화석”
얼음화석 보는순간 소름이 쫙 돋았어요.
언젠가 보았던 오로라공주에서 얼음에 갇힌 어떤 사람이 생각나네요.^^
그거야 얼음 때문이 아니라 오로라 공주 때문이었겠죠.
낙엽은 그냥 얼음 속에 있어도 책갈피에 꽂아둔 느낌이 들던데…
날이 푸근해서 얼음은 다 녹았을 것 같아요.
나이드니 자꾸만 죽음과 친숙해져 가요.
결국 사랑은 승패를 결정지을 수 없는 가위 바위 보와 같은 게로군요.
혹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연의 환생이던지……
일종의 불사조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재만 남았는가 싶었는데 다시 타오르며 날아오르는…
고흐의 작품은 그림 하나 하나가
숨결이 느껴지는 걸작이었습니다.
특히 붓꽃은 압권이었습니다.
많은것을 느끼게 해준 전시회였습니다.
두분 많은 감동받고 즐기세요.^^
좋은 전시회가 너무 많아요.
일산에선 몬드리안 전시회가 있다네요.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계속 줄을 서서 보았어요.
보통 화가가 아니더군요.
고흐를 보았더니 더더욱 이상열 선생님 그림이 보고 싶었어요.
사각모양으로 예쁘게 잘라서 액자에 넣어두고 싶어요.^^
냉동 액자라야 보관되려나?^^
언젠가는 ‘사랑? 웃기지말라고그래! 사랑을 믿는것 진짜 바보짓이다!’생각했는데
그래도 역시 사랑없는 삶은 무의미.
고흐전을 가시다니 넘 부러워요.^^
고흐전은 너무 보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떠밀려 다닌다고 해서 여지껏 가질 못하고 있었어요. 요즘 평일에는 좀 한가하다고 하네요. 근데 해바라기는 없데요.
봄이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아우성입니다.
사람들의 옷 차림새며……..
저희 집 베란다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계절이 겨울인데…
떠나려하니 조금은 섭섭해집니다.
한양에 사시는 분들은 참 좋으시겠다 싶을때 있어요.
백 스트리스 보이즈가 내한 콘서트를 한다는데~
남쪽나라에 사는 아낙은 하품만 하며 부러워하는 중입니다.
나나 무스꾸리 와이 워리..이곡으로 잠시 위로중……
동원님 블로그를 보노라면……….
저만의 풍경화가 그려지곤 합니다.
공연 문화가 너무 서울에 집중되어 있긴 하지만
서울엔 대신 자연이 없잖아요.
순천만이나 여수의 바다를 생각하면
어느 공연이 그 곳의 자연을 따를까 싶기도 해요.
여수와 순천은 두번갔었는데 사진 볼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생생해요.
저는 내일은 고흐전을 보러갈까 생각중이예요.
집사람이 오늘 저를 위해 표를 예매해 왔거든요.
혼자 보러 가라네요.
입장권에서 고흐가 저를 보고 있네요.
언제 올거야 하는 표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