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가 세발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아무래도 앞의 아이가 형 같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가 모두 고만고만해서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는 물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습니다.
형도 아직 작다보니 세발 자전거는 천천히 조금씩 움직입니다.
가다가는 좀 서 있다 가기도 합니다.
그 뒤를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천천히 따라갑니다.
엄마 아빠는 앞세운 아이들을 보면서 걷는 것만으로 행복합니다.
얼굴에 그렇게 씌어 있습니다.
가족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따뜻합니다.
한 아이가 잔디밭을 달려가더니
자동차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춥니다.
자동차에 기어올라 그 위에 걸터 앉아 봅니다.
보통은 설치 작품들이
눈으로만 감상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금줄을 두르고 있지만
자동차 작품은 작품을 눈이 아니라 몸소 몸으로 체험하게 해줍니다.
아이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작품과 놉니다.
엄마 아빠는 천천히 걸어 아이 곁으로 다가갑니다.
엄마가 핸드폰을 꺼내 아이의 모습을 사진에 담습니다.
아이는 곧장 두 손에 모두 V자를 꺼내듭니다.
얼굴 표정은 또 어떻구요.
얼굴에 넘쳐나도록 환한 웃음을 담습니다.
그걸 지켜보는 아빠가 아이의 웃음에 감염이 됩니다.
가족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따뜻합니다.
아직 가지는 비어있고,
싹들도 푸른 고개를 내민 곳이 많지 않습니다.
남쪽에서 연일 꽃소식이 올라오고 있지만
서울 근방은 여기저기 눈여겨 살펴보아야
꽃들의 몽울을 찾아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그 몽울만으로도 봄을 예감하기에 충분합니다.
꽃은 참 이상합니다.
봄이 와 따뜻해진 기운으로 꽃이 피는데도
이상하게 사람들은 마치 꽃이 봄의 따뜻한 기운을 데려온 듯 느끼곤 합니다.
미사리 조정경기장으로 놀러나온 사람들 가운데서
유독 단란한 가족들의 느낌이 아주 따뜻합니다.
봄기운이 따뜻해서 사람들이 나들이를 나선 것일텐데
이상하게 그와 반대로
그 가족들이 따뜻한 봄을 데리고 그곳으로 외출을 한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가족을 이루면서 꽃을 피우는 것인가 봅니다.
특히 아이들은 꽃같고, 엄마 아빠는 그 꽃을 피운 줄기 같습니다.
그 꽃이 봄을 데려와 잔디밭에, 혹은 산책길에
따뜻하게 펼쳐놓고 있었습니다.
14 thoughts on “가족, 그 따뜻함의 다른 이름”
말이 필요없이 평화로운 풍경인걸요.
저희 부부도 아이들 앞세워 걷는걸 좋아하는데
두녀석이 무슨 이야기인지 주고 받으며 걷는걸 보면
제법 컸구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어느날은 둘이 자보라고 방에 눕혀놨더니
한참동안 소곤거리며 잠을 안자더라구요.
그래서 신랑이랑 둘이 문에다 귀대고
무슨 말을 하나 들어보려 했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고 키득거리다가
소근거리다가 하는게 어찌나 귀엽던지..
완전 팔불출 엄마네요.. ^^
토요일이나 일요일쯤 올림픽 공원이나 서울숲으로 가면
가족의 사랑을 많이 건져 올 수 있을 거 같아요.
가끔 자신들의 행복을 제3자가 건져간 것을 보게 된다면
그것도 참 느낌이 좋을 거 같아요.
첫번째 사진에서 가족의 행복한 모습이 보이네요~
오래동안 저런 모습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이 날은 특히 아버지들의 얼굴 표정이 모두 아주 흐뭇했어요.
이제는 엄마보다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잘 놀아주더라구요.
요즘 제게 놀러가자는 사람 많네요.
그치만 저는 싫더군요.
남편이 제게 놀러가자고했으면 좋겠어요.^^
그거 보기 좋을 거 같은데요.
제가 따라다니며 하루 종일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말예요.
저 사진을 보노라니 우리 큰 아이가 이십 년 전……….. 돌 무렵이
떠 올라 입가에 웃음이 번지네요.ㅎ
조금있음 군대에 보내야 하는데…새삼이랄것도 없는데 제 맘이 요즘 두근두근 해요.
아들을 둔 엄마의 맘이랄까요?
동원님의 따님은 우리딸이랑 동갑이고…
애들이 커서 그런지 다들 각자 놀기 바쁘드라구요. ㅎ
시간이 지나 우연히 사진 속의 사람들이
어, 이거 우린데 하면서
자신들의 행복했던 한 순간을 보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곤 해요.
항상 꽃과 자연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올해는 사람 풍경을 자주 찍게 되네요.
예전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요맘때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곤 했었는데
날씨가 좋아 많은 가족이 나들이를 했네요.
“위험 수심 3M”
꼭 뒤따라 가는 부모님 마음 같습니다.
그것까지 보시다니.
사진을 더욱 따뜻하게 봐주시는 군요.
댓글이 사진을 배려해주니 더욱 고맙습니다.
저도 지난 주말 공원엘 갔었는데 바람은 조금 차가왔지만 많은 가족들이
나들이 나왔더군요.^^
제가 본 예쁜 풍경은 인라인을 타고 달려오는 딸아이를 벤치에 앉아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는 나이든 아빠였어요.^^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그 표정.^^
그 모습이 참 흐뭇하고 예쁘더라구요.^^
부모들은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만 보아도 삶의 힘든것은 말끔히 해소되는 모양이에요.^^
가족 풍경이 많이 좋아졌어요.
애들은 애들끼리 놀고,
뚱한 표정의 엄마 아빠가 대개 제가 본 옛날의 가족 풍경인데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가족들을 잘 관찰하면 좋은 사진이 나와요.
이 글 읽고나니 마구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봄이 꽃을 데려 온건지, 꽃이 봄을 몰고 온 건지.
공원으로 나온 가족들이 자동차 가득 봄을 실어 나른 것인지…
봄이 그들을 부른 것인지요.
아무튼, 봄은 왔다는 거요.
저희 베란다 앞의 메마른 목련 가지에 심상치 않은 몽우리가 졌다는거요.^^
전 가족들이 봄을 실어날랐다는 데 걸겠어요.
봄만 실어나르나요.
사랑도 실어나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