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네 분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넷이 앉으니 의자가 빈틈없이 꽉찬다.
할머니 또 한 분이 나타나셨다.
아는 분이 분명하다.
걸어오다 걸음을 멈춘 할머니가
의자에 앉아있는 할머니들과 몇 마디 나눈다.
새로 나타난 할머니는 허리가 아프다.
잠시 손으로 허리를 짚어 아픈 허리를 달랜다.
난 걱정이 앞선다.
자리도 없는데 어디에 앉으시지.
할머니가 의자 앞으로 오자
한쪽 끝의 할머니가 일어나 자신의 자리를 내주었다.
일어난 할머니는 의자 옆에서
팔을 위아래로 휘저으며 헛둘헛둘 운동을 시작한다.
가운데 할머니 한 분이 또 일어나더니 강가로 가서 운동을 시작한다.
이제 자리 하나 남았다.
괜한 걱정했다.
6 thoughts on “괜한 걱정”
자연은 우리에게 시원함을 주고
사람들은 서로간에 따뜻함으로 살죠…..^^
그래서 자연으로 나가기도 하고…
사람과 어울리기도 하고…^^
아…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넘 아름답네요.
저도 항상 남을 배려하면서 그렇게 살고싶어요.
제가 아는 장로님이 몇년전 돌아가셨어요.
정말 그분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분은 흔치않을듯한.
부인에게도 어찌나 다정다감하신지 혼자 시장엘 한번 안내보냈대요.
임자~같이 갑시다~하면서요.
부인의 얼굴은 언제나 온화하고 여리고 순함이 느껴지구요.
그 장로님은 저희 어머님 손목 다치쳤을때 찰밥이 맛있게 쪄졌다고 이른아침 싸오시고
어머님이 재봉틀로 이것저것 만드는데 솜씨 있으시단걸 아시고는 한복집하는 친지에게 부탁해서 한보따리되는 천을 차로 실어오시고요.^^
그렇게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장로님 부인께선 장로님 돌아가신뒤 너무 슬퍼서 많이 힘들어하셨죠.
며칠전에도 만나서 얘기 나누는데 부활절때 성찬식하잖아요?
그 장로님도 성찬식때 늘 성찬을 들고 성도들에게 권하는 일을 하셨거든요.
저희 교회가 좀 커서 여러 장로님들이 검은 예복을 입으시고 성찬을 들고 줄지어
서있는 모습은 참 엄숙하면서도 멋진데 그때 그 부인께서 맘속으로
‘여보~당신은 어딨어?’하고 물었대요.
그랬더니 ‘나 여기 있잖아~’ 하면서 웃는 모습이 보이더래요.
그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그래..당신 거기 있구나. 그러면 됐어.’하셨대요.
얘기가 딴데로 흘렀나요?^^
암튼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기억되는 사람으로 살래요 저도.^^
저는 따뜻한 사람들의 모습을 찍으면서 살래요.
따뜻하게 살 자신은 없구… ^^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이네요…
훗훗 저도 처음에는 걱정이 되었어요.
어떻게 낑겨 앉으실까…
관찰자의 눈이 정겹네요… ㅎㅎ
사진이란게 참 의외의 선물을 안겨주곤 해요.
원래는 할머니 네 분이 빈틈없이 앉아있는 모습을 찍고 있었는데 또 한 분의 할머니가 나타나면서 처음과는 전혀 다른 사진을 얻게 되었죠.
서울이 번잡하기도 하지만 그런 가운데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함이 있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