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를 이스트 아이리스님이라 불렀습니다.
그는 나를 이스트맨이라 불렀습니다.
똑같이 앞을 이스트라 시작한다고
그 작은 공통점 하나를 서로 좋아했던 기억입니다.
그의 원래 이름은 박상욱이었고, 음악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미국에서 일할 때 인터넷 상으로 알게 되었죠.
나는 그가 미국에서 잠깐씩 전하는 미국 풍경을 좋아했었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하던 그의 내 나라에 대한 사랑도 좋아했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친숙해질대로 친숙해져
매일 만난 것처럼 느껴지던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그가 그렇게 사랑하던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 뒤에도 우리는 인터넷 상에서 만남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세상을 떴다는 느닷없는 소식이 나를 찾아왔습니다.
얼마나 황망하던지요.
사귀던 사랑스런 연인의 소식을 전해줄 때마다
영화가 따로 없다면서 부러워하고 또 축하해주던 우리는
한동안 뜸하던 발걸음의 뒷끝에서 찾아온 그의 소식에 모두 말을 잃었습니다.
그와는 두 번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빗나가고 말았던 기억입니다.
두번째 만남을 모의할 때는 전화 통화까지 했었죠.
모임에 나오겠다는 사람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면서
결국 나중에 우리 둘만 남게 되었고,
둘이라도 만날까 했지만 둘은 만남을 풍족하게 채우기엔 너무 적은 것 같아
그만 그 날의 만남은 없던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느닷없는 그의 소식에 그때 둘이라도 만나
얼굴이라도 봐두었으면 하는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그랬다면 이제 더 이상 그를 만날 수 없다는 허망함을
조금이라도 무마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욕심 때문입니다.
그의 뒤에 남겨진 사랑하는 여인은
그가 내일 아침 ‘잠 한번 달게 잤다’며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기도에 제 마음 함께 보탭니다.
이스트 아이리스님, 당신이 그리울 거예요.
16 thoughts on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 east iris를 그리며”
내가 사라져도 잠시라도 날 기억해 주는 이가 있으면 행복할겁니다.
오늘도 활동하던 인터넷 사진 모임에서 몇사람이 꽃을 바쳤더군요.
저도 노란 아이리스 바쳤지요.
자꾸만 생각이 나네요.
이스트맨님 블로그에 오랜만에 놀러왔는데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거죠 !
아직도 믿기질 않아요.
음악 얘기 많이 듣고 싶었는데…
한 번도 뵌 적없고 이메일과 블로그에서만 자주뵙던 콩언냐 루시아님의 갑작스런 소식을 들었을 때 엄청 힘들었는데 동원님도 마음이 같을거라고 보아요.
젊은 분인데 안타깝네요. 남겨진 분은 얼마나 힘들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그때 많이 슬펐죠.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그런 일을 또 겪네요.
부디 편안한 잠이 되길.
어쩌다가.. 허망하네요..
맥주 사이트에 눈으로만 들락거리며
참 후덕한 인상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안타깝고 허망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꼭 보고 싶었던 사람이라 더더욱 당혹스럽습니다.
이제는 좋은 곳에 가길 비는 수밖에요…
저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과의 교감이 어떤 지 잘 알고 있어요
멀리서 저를 위해 기도 해 주는 언니에요
다음 달에 만나기로 약속 했는데요~
젊은 분이 갑자기 가시니,
동원님의 섭섭함을 읽겠네요…안타까움도요…
그냥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이 벌써 두번째 예요.
예전에도 제 블로그에 자주 드나들던 분의 타계 소식을 듣고 어찌나 황망하던지요. 더구나 저희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살던 분이었거든요. 슬픈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추모의 글이 이어지는 다음 카페에 있는 글들을 하나씩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뒤늦게 안 사실이… 한참 입덧으로 힘들어하는 형수님의 존재였습니다.
참… 갑갑한 현실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을 모두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가 이런 일을 당해서 더욱 안타까워요. 결혼식 때 카메라 갖고 가서 크게 축하해 주고 싶었는데…
즐거운 만남을 기대할거라 생각하고 읽어가다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만나고 싶으면 만나며 살아야겠어요. 이렇게 저렇게 생각만 하다가 나중에 후회하지않게요. 김동원님 마음아픈거 느껴지네요..
그 두 번 중 한번은 제가 주관을 해놓고는 가질 않아서 더 미안해요.
정말 만나고 싶을 때 만나면서 살아야 겠어요.
그때 만났으면 이런 일도 없지 않았을까 싶기까지 해요.
아.. 슬픈 소식이네요.
저는 모르시는 분이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사람이라서 더욱 슬퍼요.
젊은 사람이라 안타까움도 더 크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