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은 꽃의 모양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형상이다.
당연히 노래가 연상된다.
서양에선 이 꽃에서 노래부르는 종달새를 연상했는가 보다.
현호색의 속명인 ‘Corydalis’가 그 기원을
‘종달새’를 뜻하는 그리스어에 두고 있다니 말이다.
종달새를 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노래부를 때는 이런 모양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남한산성을 돌아다니다 만난 현호색을 모아본다.
독창.
아무래도 입을 벌린 크기로 보아
우렁찬 성악이 아닐까 싶다.
듀엣.
보라빛 향기가 나는 노래가 아닐까.
트리오.
이들 트리오는 좀 경쾌한 느낌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 같다.
야야, 어디다 엉덩이를 들이미는 거야.
제발 이러지좀 말자.
나 따돌리고 너네 둘이 듀엣하지 말고
우리 셋이 사이좋게 트리오하자.
–뭐, 트리오? 부엌에나 가서 알아보셔.
역시 둘이 눈맞아 붙으면 아무도 못말린다.
4중창.
이 정도면 이제 그룹으로 불러도 되겠다.
그러고 보니 그룹 아바도 네 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둘둘이 짝맞추고 있으니 부부 두 쌍으로 보면 그것도 아바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지금 “Dancing Queen” 정도 부르고 있는 것일까.
6 thoughts on “현호색의 노래 – 남한산성 산자락에서 만난 꽃들 3”
진짜루 꽃님이 기다리고 있어서
함께할 동행이 전혀 그립지않으셨겠어요.
꽃님의 우렁찬 노랫소리도 라이브로 듣고 !!
부러워요^^
꽃님이들이라… 내가 그렇게 많은 꽃님이를 밝히고 다니다니… forest님이 이상하게 꽃님이는 아무리 밝혀도 아무 말씀도 안하신 답니다. ㅋㅋ
ㅎㅎㅎ
아래 아래 ‘남한산성 꽃 이야기 1’에서요.
현호색과 종달새 노래부르는 입 얘기를 잠깐 하셨었잖아요.
그거 읽으면서 ‘이거 이거 얘네들 사진을 독사진, 단체사진…이렇게 여러 장 찍어오셨으면 분명히 독창, 합창 이러시면서 포스팅을 하나 하셨을텐데’ 싶었거든요.
아~저 돗자리 깔아야 할까봐요.^^
사실은 사진찍을 때 엉덩이 치우라며 싱갱이하는 애들하고 물구나무 뽀뽀하는 애들 빼놓고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걔네들만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러다 사진 정리하면서 노래를 들었지 뭐예요. 미리 생각했으면 합창부도 찾아보는 건데…
다른 일이 더 중하니 돗자리는 펴지 마세요. ^^
와우… 너무 멋지네요.
독창, 중창, 트리도, 4중창…
저두 아바 좋아하지요… 안단테 안단테 안단테~~
둘둘 짝짝이 그렇게 피어 나니 외롭지 않겠네요.
엉덩이를 들이미는 외로운 친구도 깨어주지요… ㅎㅎ
매일 이곳에 머물다 보면 마음이 푸근해져 옵니다.
고개를 내밀고 저와 눈맞춰준 꽃들이 갑자기 다시 보고 싶네요.
지금가면 다른 꽃들이 또 새롭게 반겨주겠지만요.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애기나리를 많이 봐두었는데 다음에 가면 애기나리 얘기를 귀담아 들어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