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이 삐딱하다면

Photo by Kim Dong Won
강화 석모도의 어류정에서


요즘 이상하게 마음이 삐딱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시간을 내서 바다로 가라.
뭍에선 사실,
마음을 똑바로 갖고 살기가 어렵다.
모두가 균형을 잡고 사는 것 같지만
모두가 한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어지게 되는 것이 뭍이다.
사실 세상이 삐뚤어져 있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삐딱해지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렇지만 마음이 삐딱해지면
삶도 어려워진다.
똑바로 걷는 것보다
삐딱한 자세로 걷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그리하여 삐딱한 자세 때문에 삶이 힘겹다면
시간을 내서 바다로 가라.
그리고 바닷물이 들어오길 기다리라.
바닷물이 무릎쯤 찼을 때면
당신은 삐딱한 마음이
물의 부력을 타고
서서히 똑바로 세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닷물이 가슴쯤 왔을 때
이제 바닥을 딛고 있는 다리를 거두어 들이고
몸을 바닷물에 통째로 내 맡기라.
그럼 그 순간 당신의 마음은 바닷물 위에 둥둥 뜬다.
그것도 똑바로 선 자세로.
바람이 불 때마다
옆으로 기우뚱 거리긴하지만
바다에 가면 마음은 물의 부력을 타고
똑바로 자세를 세운다.
또 바다에선 한쪽으로 기우뚱거려도
그 기울어진 자세가 그다지 힘들지 않다.
그렇게 바다에 가서
마음을 바닷물에 띄우고
노닐다 오면
당신은 한동안 뭍에서도
마치 바다에 마음을 담고 있었을 때처럼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다 바다의 기억이 희미해져
뭍의 삶이 힘겨워질 때면
그때쯤 다시 또 바다로 가라.
바다가 있고, 가끔 그곳에 갈 수 있는 한
우리는 삶을 견딜 수 있다.

Photo by Kim Dong Won
강화 석모도의 어류정에서

5 thoughts on “요즘 마음이 삐딱하다면

  1. 아..저도 요즘 바다에 가고싶어 죽겠어요.
    싱싱한 회도 먹고싶고 생선이랑 김이랑 젓갈도 사오고싶고.^^

    1. 나의 그녀랑 생각이 똑같으셔요.
      요즘은 바닷가에 가면
      꼭 생선이랑 젓갈이랑 그런 걸 둘러보더라구요.
      요럴 때 광고 카피하나 등장해야 하겠죠.
      “아내는 여자보다 아름답다.”
      헤, 말하고 나니 양심에 찔리네.
      말만 고렇게 하고 여자만 힐끔거리고 다니면서.

    2. 저.두. 바.다. 가.고. 시.퍼.요.~~~

      바다까지 보구 바다 친구들을 보지 않고 오면
      바다친구들이 무지 섭하죠^^
      오징어, 꼴뚜기, 젖갈, 해삼 친구들을
      밥상까지 올려주는 센스,
      그게 진짜 바다 아닌가요?^^

  2. 너무 오래 뭍에만 있었나봐요.
    바다에 갈 시간이 지나버린 것 같아요.
    이달에 제주도 다녀오면 많은 것들이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1. 나는 예전에 6월 중순에 갔었는데
      그때 바다에 뛰어드는 사람도 봤어요.
      모두 외국 애들이었죠.
      좀 추웠는데 개의치 않고 바다로 뛰어들더군요.
      그때는 물에 뛰어드는 사람이 하나도 없던 시기였는데 말예요.
      제주도는 너무 좋아요.
      그때 어디를 갔었는지 잘 기억도 안나요.
      왜냐하면 그냥 차몰고 발길 닫는대로 다녔으니까요.
      생각해보면 꿈만 같아요.
      제주 바다는 워낙 특별해서 아마 갔다 오면 많은 것들이 크게 좋아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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