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비행기 한 대가
장미 넝쿨 속으로 추락했습니다.
빨간 장미에 잠시 한눈을 팔다가
그만 균형을 잃고 가지 사이로 떨어진 것이 틀림없습니다.
종이 비행기의 시선을 앗아간 붉은 장미는
모른 척 먼 하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가끔 우리는 한눈을 팝니다.
한눈을 팔 때면 장미가 우리의 시선을 모두 앗아가 버립니다.
시선을 모두 빼앗기면 우리는 균형을 잃고 추락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눈을 팔다가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추락하고 싶어 한눈을 파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추락하고 나면 유혹의 시선을 보냈던 장미는 대개 나몰라라 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시선을 모두 장미에게 주고 추락하고 싶어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종이 비행기의 날개에
날고 싶은 욕망이 실려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날개엔 시선을 모두 지상의 장미에게 내주고
그 곁으로 추락하고 싶은 욕망이 함께 실려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날고 싶어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가 날고 싶은 것은 장미의 곁으로 추락하고 싶어서 입니다.
날고 싶다는 욕망은 추락하고 싶다를 그 속에 깊숙이 숨긴
우리의 교묘한 욕망입니다.
빨간 장미 송이 옆에
추락한 종이 비행기 한 대가 있었습니다.
장미는 모른 척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13 thoughts on “장미와 종이 비행기”
장미와 종이 비행기 중에 누가 더 행복할까요?
전 종이 비행기쪽의 손을 들어주겠어요.
한눈 팔며 추락하는 건 생각만해도 짜릿하거든요.
장미와 종이 비행기 관련이 없는듯
하면서도 조화롭게 놓여있네요……^^
장미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동경하는 듯한데
종이 비행기는 장미에 눈이 팔려 지상으로 추락한 듯하여,
그 묘한 방향의 엇갈림이 눈을 끌더라구요.^^
오늘 도둑 비슷한 놈을 잡았는데
증거수집을 위해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가 없는게
아쉽더군요. 곧 카메라가 생기면 저도 동원님처럼
여기저기서 좋은 사진이며, 범죄 사진이며 많이 찍고 다니고 싶네요. =)
빨깐 장미가 진짜 빨간데요?!
지난 번엔 음주운전 뺑소니 잡으시더니… 아무래도 정의의 사도로 나셔야 하실듯. ^^
장미, 정말 빨갛지요.
아주 붉은 폭포를 이룬답니다.
비행기 잔뜩 접어 시청에 가서 날려야 할 듯..^^
평화적인 의미를 실어서 말이야..
난 “3개월을 5년처럼 보내게 해준 당신, 이제 떠나라”라는 염원을 실어 날리련다.
넘 재밌어요.ㅋㅋ 정말 떠나버렸으면..
종비 비행기에는 어떤 꿈을 담아 날려 보냈을까요.
아직 추락하지 못하고 장미 옆에 내려 앉은 종이비행기…
종이비행기처럼 가볍게 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읽은 어떤 소설에서도 종이 비행기를 날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던 같아요.
누가 높은 곳에서 종이 비행기를 날리는 장면의 사진 한 장을 찍고 싶어지네요.
전때 만남에서 미리 나레이션정보를 주신 터라
술술술 잘도 읽히네요. (^_^)
날고싶은 게 추락하고싶은 것.
그 모순덩어리, 모든게 반대욕구를 가진 듯.
지금도 매일처럼 ‘좋으면서도 싫은’ 일상의 밤이에요~
그러고보니 사진 얘기하면서 이 얘기를 슬쩍 했었네요.
오늘에야 글이 정리가 됐어요.
가끔 한참 묵혀두어야 사진이 읽힐 때가 있어요.
좋은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