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 한 마리가 하늘로 날아 올랐습니다.
몇번 날개짓을 하더니
바람의 부력을 타고 하늘을 미끄러져 날아갑니다.
하늘을 나는 왜가리가 부럽습니다.
—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건너가는 내내 다리는
부력으로 사람들을 밀어올려
학의천이 다 내려다 보이도록
사람들의 걸음을 높이 들어올려 줍니다.
사실 왜가리도 한참을 저 정도의 높이로 날아갔습니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걷거나
아니면 핸드폰의 문자판에 시선을 박은채 다리를 건넙니다.
하지만 혹 저 다리 위로
매일 팔을 펼치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하늘을 나는 왜가리처럼요.
당신은 왜 그렇게 팔을 펼치고 걷나요 하고 물으면
그 사람은 이렇게 답할지도 모릅니다.
“나는 이 다리를 건널 때마다 왜가리처럼 하늘을 날아요.
하늘을 날 때는 이처럼 팔을 펼치는게 예의예요.”
학의천이 내려다 보이는 다리를 건널 때는
걸어가면서도 날 수 있습니다.
6 thoughts on “왜가리와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이 글에 댓글들이 좀 있지 않았나요?
으~ 머릭속이 복잡해요…..
이 글에는 댓글이 없었어요.
다른 곳에 달린 댓글은 지웠어요.
전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댓글들은 거의 삭제해 버려요.
그런 경우는 거의 없지만요.
어제 낮에 위에 사진들을 보고 생각한게 많았었나봐요.
오랜만에 꽤나 취했었는데 여기와서 술주정한 기분이에요.^^;;
그냥 사는게 힘들기는 하지만 다리를 건널 때라도 잠깐씩 삶의 하중을 벗을 수 있는게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올린 글이었어요.
술주정, 가끔 하는 거야, 괜찮지요. ㅋ
왜가리가 외롭네..^^
왜가리는 거의 항상 혼자더라.
떼지어 나는 건 별로 못본 것 같아.
사실 저 정도 높이의 다리가 가장 좋아.
너무 높으면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