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벽속에 담는 두 가지 방법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6월 3일 서울 대치동 상상아트홀에서

첫번째 방법.
벽을 파내 속을 비운다.
비운 곳에 형광등을 넣고 불을 켠다.
벽속이 빛으로 환해진다.

그녀를 마음에 담고 싶을 때 나도 그렇게 한다.
마음을 가득 메우고 있던 것들을 치우고
그녀의 자리를 마련한다.
그 빈자리에 그녀를 담아두면
그녀가 환하게 빛을 발한다.

두번째 방법.
윤기가 나도록 벽을 반질반질하게 닦는다.
그리고 그 벽 앞에 형광등을 세워둔다.
그럼 형광등이 어느새 벽속으로 들어가 담긴다.
파란 빛의 형광등은 파란 빛으로 담긴다.

그녀를 마음에 담고 싶을 때 나도 그렇게 한다.
마음을 덮은 찌든 때를 벗겨내고
윤기가 나도록 반질반질하게 닦는다.
그리고 그녀를 내 앞에 세우면
그녀가 나에게서 자신을 들여다 본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녀가 내 안으로 들어와 담긴다.
그녀의 모습 그대로 내 안에 담긴다.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6월 3일 서울 대치동 상상아트홀에서

5 thoughts on “빛을 벽속에 담는 두 가지 방법

  1. 역시 동원님께 여쭈어봐야겠네요.
    오늘 카메라를 받았는데, 렌즈가 없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네요.
    하나 사려고 하는데 (혹은 두개), 캐논 렌즈중
    인물과 그냥 평범한 일반 사진을 찍기 목적으로 사용 할 수 있는
    렌즈 혹시 추천해 주실 것 없나해서요…
    17-85mm나 17-40mm같은 렌즈면 너무 좋나요?
    50mm도 막 땡기는데, 캐논 렌즈는 부담되게 비싸다는..
    글과 상관 없는 댓글 달아서 죄송합니다..

    1. 17-40mm는 좋기는 하지만 좀 비쌀거예요. 그게 카메라 렌즈에 빨간띠가 들어가 있는 L렌즈거든요. 고급 렌즈라고 보시면 되요. 사진은 물론 잘나오지요. 렌즈는 50mm를 표준으로 삼아서 구분을 하는데 정님이 갖고 계신 카메라에선 35mm 정도가 표준이 될 거예요. 35mm보다 작으면 같은 거리에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잡을 수 있고, 그것보다 크면 좀 멀리 있는 사람도 당겨서 찍을 수 있는 망원 성능이 된다고 보시면 되요. 그러니까 17-85mm는 망원도 어느 정도 되는 셈이죠. 무난하다고 보여지네요. 가격도 17-40보다 싸구요.
      여행을 자주 해야 하는 처지라고 하시니까 시그마에서 내놓은 18-200mm를 권해드리고 싶어요. 가격도 적당해요. 손떨림 방지 기능이 뛰어나서 셔터속도 1초에서도 삼각대없이 선명한 사진이 나온다고 들었어요. 정님에겐 시그마의 18-200mm를 권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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