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온다.
아직 곤한 잠에 덮어둔
우리들의 내려 감은 눈 위로 온다.
깃털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입맞춤으로.
그래서 아침엔 눈뜨기 어렵다.
달콤한 입맞춤 앞에선 누구나 눈감고
그 달콤함을 오래오래 즐기고 싶은 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이면 자리에서 뭉갠다.
그러다 눈뜨면 아침은
우리의 작은 눈동자 속으로 뛰어들어
우리 안의 하얀 눈부심이 된다.
저녁은 간다.
멀쩡하게 뜬 우리의 눈앞에서
손에 담아 작별의 입맞춤을 우리에게 건네며.
저녁은 가면서
우리 안의 그 하얀 눈부심을 쑥 뽑아가 버린다.
그러면 우리는 눈멀고
세상은 온통 어둠으로 캄캄해지고 만다.
저녁이 가고 나서 세상이 캄캄한 것은 그 때문이다.
저녁은 저 혼자 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면서 그렇게 우리의 마음 속에서
하루 종일 함께 했던 그 하얀 눈부심을 텅 비워 버린다.
저녁의 작별은 그렇다.
저 혼자 가는 것 같은데
우리의 마음 속에서 하얀 눈부심을 뽑아가 버리며
마음이 텅 비면 우리의 몸이 그 작별을 힘겨워 한다.
두 눈 다 뜨고 보내는 작별은 더 힘들다.
힘겹고 어려울 때면 우리는 눕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저녁이면 우리는 빨리 잠자리로 눕고 싶다.
저녁을 보내고 나면 그래서 우리는
보낸 저녁의 빈자리,
그 어두컴컴한 자리를 견딜 수 없어
고꾸라지듯 잠자리로 눕는다.
8 thoughts on “일출과 일몰”
일출 사진과 일몰 사진을 구별하는 방법.
예전에 새해 첫 사보에 쓸 일출 사진을 부탁하는 홍보팀에게
“사는 곳이 서해인데 일출 사진이 있겠어요?” 하자
“그건 걱정 말아요. 일몰 사진을 뒤집으면 일출 사진이 되니까요.” 하며
잘 찍은 일몰 사진을 달라고 하더군요.
여수에 있을 때는 순천만이 있다는 걸 모르고 살았었습니다. ㅜㅜ
사실 사진만 보고는 좀 구분하기 힘든 거 같아요.
찍을 때의 느낌은 확연히 다르지만요.
하긴 그것도 잘못된 생각일지도…
우리의 지는 해가 바다 건너에선 뜨는 해일 터이니…
바다를 가운데 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연인들은 좋겠네요.
돌고 도는 해에 하루를 실어서 상대방에게 보낼 수 있으니.ㅋ
순천만…ㅎ
동원님~~
잘 지내시지요?
안부 전합니다^^*
녜, 잘 지내요.
순천도 잘 지키고 계신거죠?
그립네요, 그 바닷가 풍경들…
뭉개고, 고꾸라지고
일출 일몰은 진정 잠이랑 함께하네요. 힛.
순천만은 저도 간다,간다하고
선암사 송광사만 다녀와봤어요.
음음, 거긴 다음 어느 날 찜해둬야죠. ㅎ
여행이란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해야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밤 12시 넘겨서까지 뭘하면 후유증이 며칠 가네요. 에휴, 나도 늙어 가는 구나…
일몰, 텅빔, 작별…
그렇군요.
김광석이 불렀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를 들으면 늘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요.
또 하루가 가고 있다는…
그 서늘함을 가슴을 안으면서 듣던 김광석의 노래들…
저만치 사라지는 석양의 은은함이 우리 인생의 ‘저녁 빛’처름 느껴집니다.
좋은글… 늘 감사드리며…
어느 해 순천에 내려가서 일몰과 일출을 보면서 온전히 하루를 모두 바닷가에서 보냈어요. 하루 종일 사진을 찍고 또 찍었죠. 그때 사진이 지금에야 글이 되었네요.
항상 찾아주시는 것,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