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오는 날,
가지 끝을 버리고,
함께 있던 다른 꽃잎도 버리고,
장미 꽃잎 하나
담벽 위로 내려와 앉았습니다.
그 작은 품안을 온통 비집고 들어와
여기저기 빗방울이 말갛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엔 분명 비에 젖고 버려진 자리였는데
그 자리 어느새 말간 투명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내 시선도
한참 동안 그 꽃잎에 담아 둡니다.
당신의 시선도
잠시 꽃잎에 담아두세요.
꽃잎을 보고 지나치면
떨어진 빈자리의 슬픔이 보이는데
꽃잎에 담아두면
그 빈자리, 당신의 시선으로 채워집니다.
무엇인지 모르나
당신의 시선 속에 담겨있던 것들,
그 젖은 붉은 꽃잎을 가득 채웁니다.
떨어진 빈자리가 가득해 집니다.
6 thoughts on “비와 담 위에 떨어진 장미 꽃잎”
사진을 더 깊이있게 만드는 글이네요~
사진의 부족함을 글로 메꾸는 거지요. ㅎㅎ
사진은 아직 많이 부족해요.
사진 그 자체만으로 많은 얘기를 하는 사진을 찍고 싶지만… 아직은 그 수준에 많이 모자라요.
아름답습니다.
오늘도 비오는 날의 시선을 아름다운 빛깔로 채우고 갑니다 ^^
아, 카메라가 워낙 커서 가끔 들고다니던 니콘FM 에 필름을 잘못끼운채로
찍어서 여태껏 찍었던 한달 간의 모습들이 다 날아가버렸어요ㅠ_ㅠ
흙흙; 현상소에서 어찌나 퐝당했던지 말입니다;;
아이구 아까워라.
전 사진찍으러 가면서 가방만 덜렁 들고 간 적은 있습니다.ㅋㅋ
어머~저도 지금 막…장미 사진들 블러그에 올렸거든요~!!!
지난 에버랜드에서 찍은 사진과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서 찍은 사진들인데…
같은 장미 인데도…분위기가 다르니…개량종이 많던데요
장미가 좀 색이 원색적으로 나와서 다른 꽃들 보다 예쁘지 않은 듯 해요
담장의 장미가 늦은 봄부터 겨울 눈꽃 맞으며 피어 있는 모습…
전 작년 부터 보이던데요
나의 시선을 장미에 두고
저에게 길들여졌던 장미는 제 장미라고 명명해 놓았지요
찬비에 장미잎들 떨어졌지만
다시 자리바꿈 하는 거라고 제 가슴을…다독였지요
동원님이 찍으신 장미는 촉촉히~가슴 시린 장미…
웬지 그 선연함에 눈이 부셔요~♣
한창 때의 장미는 참 예쁘긴 예쁘죠.
떨어져도 눈이 부실 정도니…
붉은 색의 꽃들을 참 찍기가 어려워요.
붉은 색은 뭉개지는 경향이 있거든요.
장미를 찍을 때면 저는 한 단계 어둡게 찍어요.
장미가 눈이 부시긴 부신게 확실한 거 같아요.
한 단계 어둡게 찍어야 어느 정도 마음에 들게 나오는 거 보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