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핀다.
하얀 꽃잎을 펼치면서.
아니 꽃은 난다.
하얀 날개를 펼치고.
꽃이 피면
뿌리를 땅속으로 두고
꽃을 머리 삼아 하늘로 치켜들지만
꽃이 날면
꽃술은 졸지에 꽃의 꼬리가 되고,
꽃잎은 날개가 되며,
꽃잎의 뒤쪽은 꽃의 표정이 머무는 낯이 된다.
꽃잎은 그러니까 앞은 날개이고, 뒤는 얼굴인 셈이다.
그러면 이제 줄기는 기다란 부리가 되며,
꽃은 그 부리를 땅속에 꽂고
뿌리를 혀처럼 들이밀어 먹을 것을 구한다.
꽃은 어두컴컴한 땅속을 헤집고 들어가 고단하게 먹을 것을 구하고
그저 몇 뼘에 불과한 높이를 하늘처럼 날지만
그 낯빛은 항상 환하다.
그렇다고 오해마시라.
꽃의 낯빛이 환한 것은
지금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그것을 감내해서가 아니다.
땅속으로 머리를 박고 살아가지만
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정반대로 뒤집어 엎을 반역의 꿈으로 난다.
그 반역의 꿈으로 꽃의 낯빛은 항상 환하다.
**꽃의 이름은 가우라(Gaura Lindheimeri).
백접초, 즉 하얀나비꽃이라 불리기도 하는가 보다.
정확하진 않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두 이름의 꽃이 사실은 다른 꽃이란 견해도 있었다.
6 thoughts on “가우라”
허화(虛花)가 있다는 것을 요즈음 알았어요
가우라는 꽃잎 뒤에 표정이 있네요
제주도 하눌타리꽃은 밤에 머리를 풀고
아침에 그 실타래를 접는다 해서(정확한지 잘 모르겠어요)
저도 써 놓은 시를 정정 하기도 했답니다..ㅎㅎ
지난해 집에서 심었던 꽃인데 이름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올림픽공원에 사진 찍으러 갔다가 드디어 이름을 알게 되었어요.
저도 블로그에 써놓은 글을 종종 고치곤 합니다.
이상하게 처음 쓸 때는 글이 어렵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좀더 쇱게 고치곤 해요.
토요일 집회는 잘 참가하셨나요?
저는 금요일에만 살짝 갔었는데… 대규모 집회가 아니라
원래 계획했던 것 보다도 더 짧게 있었네요.
토요일 집회가 가장 컸다고 하던데..
집에서 생중계만 봐서 좀 아쉬웠다는…
토요일엔 밤 10시30분까지 참가하고 들어왔어요.
나갈 때마다 대규모 집회여서 사람들 모으려면 내가 나가야 하나하는 이상한 생각까지 들었다는…ㅋㅋ
제가 보기엔 촛불집회의 진실은 직접 참가한 사람들의 블로그에서 찾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샬랄라~ 날개 펼치며 날아가는 흰나비,
날개를 파다닥 거려서 네개로 보이지만
날고 있네요! 환한 낯빛으로^^
오랜만의 꽃 포스팅, 반갑습니다.
제 낯빛도 덩달아 환해졌어요.
엇, 촛불도 꽃이었는데…
사람들이 손에 손에 들고 키우는 불꽃이라는… ㅋ
사진좀 찍으러 나갔으면 좋겠는데 오늘은 또 비네요. 나가서 비나 찍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