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장미, 그리고 햇볕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5월 29일 우리 집 마당에서


한창 때는 아무리 바람이 흔들어도
그 붉은 빛, 절대로 내주지 않더니
조금 시들기 시작하자
바람이 조금만 흔들어도
그 붉은 빛, 바람의 손에 우수수 쥐어 주었다.
그 마음 달라고,
그렇게 흔들더니, 정작 손에 쥐어주자
바람은, 그 마음 모두 우리 마당에 버리고 갔다.
(에이, 나쁜 녀석 같으니라구.)
바람이 버리고 간 장미의 그 마음,
햇볕이, 빽빽한 이파리 사이 좁은 틈을 비집고 마당으로 내려와
자꾸만 힐끗거린다.
쓸어서 버리려고 하다가
며칠 그대로 두었다.

6 thoughts on “바람과 장미, 그리고 햇볕

    1. 장미는 찍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꽃이 이쁘긴 이뻐요.
      올해는 담넘어간 장미를 지나는 사람들이 많이 꺾어 갔어요.
      예쁜 거 탐하는 마음이라 그냥 두었지요.

  1. 오~~오뉴월이면 들장미가 한창일때죠?
    이제 지는건가요?
    마당이 엄청 로맨틱하네요!!⊙ㅁ⊙//
    오~~~!!!

  2. 이 글의 문체를 보니…
    동원님이 쓰신 것 맞네요
    그 마음 달라고~내주지 않더니…같은 표현이 독특해서
    이제는 다른 곳에서 글을 만난다 해도 알 것 같아요

    얄미운 바람…
    자기 손에 들어 오면 다 별 것 아니게 보이나 봐요

    제 주변의 가까운 것들~귀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에
    손 한번 더 잡아 주어야겠어요

    1. 요즘 집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남한산성이라도 갔다 와야 할 듯…
      글도 그림이나 음악처럼 쓰다보니 자기풍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