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그 자리에 있었는데
저녁이 되면 빛의 색이 달라진다.
그건 저녁빛이
“안녕, 잘 있어. 내일 또 봐”라고 말하는
가벼운 작별 인사이기 때문이다.
내일 또 볼 수 있는 가벼운 작별 인사는
하루를 보내면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오늘 보내고 영영 볼 수 없다면
저녁빛은 그 서러움으로 다른 빛을 띄었을 것이다.
남한산성에서 내려오는 길,
마천동 자락의 산기슭에서
나무와 저녁이 그 가벼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내 마음이 갑자기 편안하고 고요해졌다.
4 thoughts on “나무와 저녁빛”
작별인사를 하고 있는데 까치집에 까치는 아직도 귀가를 안 했네요.
둘만의 작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어디서 까치발을 하며 보고 있을지도…
아님, 저녁 마실 갔는지도… ㅋ
나무와의 저녁 인사…
“안녕 잘 있어. 내일 또 봐”
저녁빛의 서러움, 가벼운 작별 인사, 그리고 내일에 대한 기대…
아, 많은 생각을 갖게하는 한 그루 나무입니다.
(동원님의 글과 그림이 많은 위로가 됨을 감사드립니다)
남한산성 가면 꼭 저녁 때쯤 산을 내려오는데
산아래쪽에서 저 나무들을 마주하게 되요.
올라갈 때와 빛이 달라져 있는데 마음이 편안해지곤 합니다.
한참 바라보다 집에 오곤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