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위의 연인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7월 23일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사람들을 실어 나릅니다.
종종 빈시간만 싣고 가기도 합니다.
가끔 사랑을 실어나르기도 합니다.
난 에스컬레이터가
사랑을 실어나를 때가 가장 좋습니다.
물론 가끔이지만요.

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집에 사람이 삽니다.
빈시간이 집을 차지하고 있을 때도 많습니다.
가끔 집에 사랑이 살기도 합니다.
난 집에 사랑이 있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물론 가끔이지만요.

17 thoughts on “에스컬레이터 위의 연인

    1. 한 30분 에스컬레이터 옆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죠.
      여긴 한줄타기는 전혀 없더라구요.
      사실 전 한줄 타기를 엄청 싫어해요. 두 줄은 함께 가는 것 같은데 한줄은 이상하게 엘리베이터에서까지 줄을 서 있는 느낌이거든요.
      술 한잔 하면서 얘기 나누던 그 때 그 시간이 마구 그리워지네요.

    1. 오, 아직도.
      아주 바람직합니다. ㅋ

      그나저나 우리 모임은 점점 유부클럽화해서 좀 걱정입니다.
      그날보니 미혼이 딱 둘이 더구만요.
      엄밀하게 계산해 보니 그것도 결국은 하나인 것 같고…

  1. <지하철 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사람들을 실어 나릅니다.
    종종 사람이 없을땐 쉬어가기도 합니다.
    가끔 염장을 실어나르기도 합니다.
    박대리는 에스컬레이터가
    염장을 실어나를 때가 가장 밉습니다.
    물론 가끔이지만요.

    <오피스텔인 사무실에서>
    옆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옆집에 신혼부부가 삽니다.
    빈시간이 집을 차지하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문앞에서 염장이 터질때도 있습니다.
    박대리는 옆집에 신혼부부가 있을때가 가장 싫습니다.
    물론 가끔이지만요.

    <변>
    원래 이런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사진을 그냥 찬찬히 바라보았을 뿐입니다.
    방금전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지하철역을 나오며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한 커플 모습이 사진에 그대로 오버랩되네요.

    그저 억한 심정을 누를 길 없어 한꼭지 끄적이고 도망갑니다.
    용서하세요 ~o.o>

    1. 엄하게 팔려가는 군요. ^___^;

      물건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떨이로라도 얼른 팔아치워야 하는 걸까요?

      매일매일 남은 유효기간이 줄어드는,
      덜 신선한 우유가 되는 기분입니다.

      격려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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