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는
사슴보다 더 목이 긴 꽃이다.
머리를 가누기엔 턱없이 가는 목을 길게 빼고
분홍빛으로, 혹은 붉은빛으로 상기된 낯빛의 꽃을 피운다.
원래 가을꽃이나
요즘은 한여름에도 많이 보인다.
코스모스가 한여름에 목을 길게 뽑아든 것은
가을이 어디쯤 왔나 궁금해서이다.
햇볕 따가운 8월의 한낮,
여기저기서 코스모스가 목을 길게 뽑고 있다.
나도 궁금해져 코스모스가 시선을 둔 곳으로
고개 돌려 보았다.
8월의 더위가 지글지글 끓고 있다.
그 사이로 코스모스만 들을 수 있는
가을의 발걸음 소리, 미세하게 땅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는 것이리라.
8 thoughts on “코스모스”
코스모스가 가을에만 피는 꽃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한여름 뙤약볕에도 한 두 송이씩 피어 있더라고요.
하긴 입추가 지났는데 아직도 여름이라고 우기는 우리의 잘못이겠지요.
6월인가 7월쯤에도 여의도 지나다 코스모스를 본 것도 같습니다.
요즘은 계절이고 뭐고 엉망인 듯 싶습니다.
빠알간 코스모스보다,
분홍색 코스모스가 눈에 띄는 것은
베시시 수줍게 웃는 그 모습이
더 행복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화려하게 치장한 빠알간 코스모스에게선
외로운 향기가 풍기는 것 같아,
보는 내 마음이 적적해 집니다
그래서 녀석은
누구보다 목을 더 길게 빼고,
찾아올 손님을 기다리는 것 같네요.
이렇게 가을이 오나봅니다.
행복하세요~
덧말) 3빠 먹고갑니다.
다행입니다.
오빠 먹으면 제가 감당하기 힘들어집니다.
갑자기 성전환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ㅋ
코스모스 색이 정말 너무너무 진짜진짜 매우 눈부신 꽃분홍이네요~!!
연꽃하면…경주가 생각나요~
경주의 그 연꽃이 가득한 큰 연못이 정말 장관이었죠~^^
연꽃이 가득할 때 구경하셨다면 아주 시기를 잘 맞추신 거예요.
연꽃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더라구요.
한 1~2주 가는 거 같아요.
꽃은 졌지만 지금도 향기는 아주 진하더군요.
코스모스, 어린시절, 김포가도를 따라서 줄지어 피어나던 저들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이번 여름에 고향을 찾았을 때, 온통 아파트들이 논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길가에 코스모스만은 그대로 피어 있더군요. 반가웠습니다.
오늘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의 모습을 보니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사진 제 블러그로 가져가도 되겠는지요.
(용서를 구하며… 번번이…)
저는 어제 지난해 연꽃 찍으러 갔었던 절에 갔었는데 그때의 감자밭이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어요.
사진가져가는데 무슨 용서를…
널리쓰여 이롭게 되면 제 사진의 영광이지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