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팔상회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9일 팔당변 길가에서

서울에서 양수리가는 팔당변의 길가,
하팔상회가 있습니다.
작고 허름한 가게입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9일 팔당변 길가에서

커다란 트럭 한대가 지나갑니다.
잠시 가게가 몽땅다 지워집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9일 팔당변 길가에서

버스 한대가 지나갑니다.
또 가게가 몽땅 다 지워집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9일 팔당변 길가에서

작은 승용차 한대가 지나갑니다.
가게를 다 지우진 못합니다.
그래도 한 귀퉁이를 슬쩍 지우고 갑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9일 팔당변 길가에서

이번엔 아주 큰 트럭입니다.
가게를 다 지우고도 머리나 꼬리가 조금 남습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9일 팔당변 길가에서

차들이 지나가며
슬쩍슬쩍 지우고 가는 작고 허름한 하팔상회.
팔당 아래쪽에 있는 가게란 것을
이름만 봐도 곧바로 알 수 있는 하팔상회.
집뒤로 바로 철로를 두고 있어
가끔 청량리나 팔당가는 열차를 이리로, 또는 저리로 보내는 하팔상회.
덩치 큰 차들이 아무리 지우고 가도
조금도 지우지 못하고 있는 하팔상회.
잠시 차들이 뜸한 사이,
조금도 지워지지 않은채
하팔상회가 길 건너편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8 thoughts on “하팔상회

  1. 뜨거운 여름 팔월에도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결국 하팔상회는 지우지 못하고 지워진 건 그 앞을 지나 간 차들인가 봅니다.
    디지털 그 이상의 즐거움도 하팔상회에서 보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순간밖에는 안되는 존재네요.

    1. 언제 저 앞에서 맥주 한잔 기울여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산에 갔다 내려오는 길에 한번 들리고 싶더군요. 어쩌다 저렇게 집한채가 덩그러니 남았는지 그 사연도 좀 듣고 싶기도 하고…

  2. 하팔상회라는 이름이
    꼭 하필상회처럼 보였습니다.
    하필이면 마음을 파는 상회 같습니다.

    지워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지워도 지워도 지울수 없는
    하필이면 그런 마음을 파는 상회 같습니다.

    지울수 없으면 애써 지우지말고
    그냥 내버려 둬 보렵니다.
    세월에 닳아 없어지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으면,
    다시 없어질때까지 내버려둬 보렵니다.

    성지순례차 방문하였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성물을 내놓으시는 동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벅~

    행복한 한주 되세요.

    1. 저는 나팔상회로 읽히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하필로도 읽힐 수 있는 거군요.
      아마 하필이었으면 더 사람들 눈을 끌었을 것 같습니다.
      근처에 예봉산이라고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산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긴 합니다.

      요즘 많이 무덥습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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