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입보면 하마 같고, 꼬리보면 돼지 같고.
그럼 너 혹시 하마돼지?
아니, 왜 입과 꼬리를 따로 떼어놓고 야단이야.
입따로, 꼬리따로 보는게 어디 있어.
다함께 봐야지.
그리고 입 크기로 보면 너도 만만찮어.
네 입을 보면 혼자서도 이중창을 할 정도인데 뭘 그래.
입이 어찌나 큰지 네가 하품하면 귀도 가리지 않을까 의심간다.
수염은 또 그게 뭐냐.
삐죽삐죽 정신없이 뻗어나간 폼새가 완전 밤송이다.
나도 너한테 똑같이 물어보고 싶다.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입보면 이중창 같고, 턱보면 밤송이같고.
너 혹시 이중창 밤송이?
크크, 받은 것만큼 다 갚았다.
나를 볼 때는 나의 모든 걸 다함께 봐.
그럼 보일거야.
물봉선이.
잘 모르겠으면
비온 뒤에 한번 찾아와.
내 이름값 그대로 하면서 촉촉이 젖어서 기다려 줄테니.
2 thoughts on “물봉선 3”
비 온 뒤에 찾아가셨나요?
아직도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비온 다음 날이었어요.
그 산에 그렇게 물봉선이 많은 것도 올해 처음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