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과 성밖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10월 3일 남한산성 남문에서


성안에 섰더니
성문 밖에서 어둠이 문안을 기웃거렸습니다.
가로등이 눈을 부릅뜨고 있어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밤새도록 바깥을 서성거릴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아무래도 빛이 슬쩍 새나가 만나주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성밖에 섰더니
열려진 성문으로 불빛이 흘러나왔습니다.
하얗게 흘러나온 불빛은 멀리 가지는 않고,
성밖을 둘러싼 어둠의 품으로 까맣게 안겼습니다.
내일 아침 동틀 때까지는
그렇게 서로 부등켜 안고 보낼 듯 보였습니다.
세상이 온통 깜깜해서
들킬 염려는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10월 3일 남한산성 남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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