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에 섰더니
성문 밖에서 어둠이 문안을 기웃거렸습니다.
가로등이 눈을 부릅뜨고 있어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밤새도록 바깥을 서성거릴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아무래도 빛이 슬쩍 새나가 만나주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성밖에 섰더니
열려진 성문으로 불빛이 흘러나왔습니다.
하얗게 흘러나온 불빛은 멀리 가지는 않고,
성밖을 둘러싼 어둠의 품으로 까맣게 안겼습니다.
내일 아침 동틀 때까지는
그렇게 서로 부등켜 안고 보낼 듯 보였습니다.
세상이 온통 깜깜해서
들킬 염려는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2 thoughts on “성안과 성밖”
옛날에는 암문으로 만나기도 어려웠을텐데 이제는 대놓고 만나네요.
그것도 밤새도록. 설마 원나잇 스탠드는 아니겠지요?
보름 때만 잠깐 빼놓고 에브리 나잇 스탠드 같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