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은 여름내 진한 초록빛으로 삽니다.
초록빛으로 살 때는 그림자를 아래로 떨어뜨려
나무 아래 그늘 속에 은행잎 그림자가 수북합니다.
떨어뜨린 그림자는 은행잎이 손을 뻗기엔 거리가 아득하여
그림자를 다시 주워들 수가 없습니다.
가을이 되면 은행나무는
잎을 노란색으로 밝게 치장합니다.
노란색으로 가지에 머무는 것은 잠시.
가을엔 은행잎이 모두 땅위로 뛰어내립니다.
그리하여 여름내 잃었던 제 그림자를 찾아
등을 맞대고, 혹은 배를 맞대고
나무 아래서 노랗게 가을을 마무리합니다.
올해도 언제나처럼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은행잎들이 제 그림자를 찾아
나무 아래로 뛰어내릴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9 thoughts on “은행잎”
은행잎은 이름값을 하는지
제 그림자를 찾아 뛰어내려도 돈이 된다고 하더군요.
어떤 약의 재료로 쓰인다고 하더라고요.
역시 날 때부터 이름이 중요합니다.
지금이라도 이름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나봅니다. 된장…
저희는 뭐 돈을 내고 뛰어내려야 하지요.
번지 점프든 패러글라이딩이든 뭐든 말예요.
빼곡한 은행잎이 분명한 커튼을 연상케 하네요!
가을 가버리면 카메라 섭섭해서 어쩌나…
가을이 전시회나 공연도 제일 많고… 짧은 계절에 너무 많은게 몰려 있어요.
잠시 땅에 누워 노란 잠을 청했다가 땅으로 돌아가겠지요.
아~ 이 가을을 만끽하고 싶은데
갑자기 일하는 모드로 전환되어 영~ 적응이 안됩니다!!!
놀.고.싶.따…….ㅎㅎㅎㅎ
이 가을을 풍성하게 거두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봅니다.
점심 때 가까운 올림픽 공원이라도 산책하며 보내시길.
아, 하는 가는 숨소리가 은행나무의 노란색 위로 내려 앉습니다.
어찌 저렇게 빛나는 빛깔을 물들일 수 있었는지…
은행잎 그림자가 여름을 익혀 노랗게 가을빛으로 치장을 한 것이군요.
이제 곧 불안스러이 바람이 이는대로 그들은 나무 아래로 뛰어내려 흩날려 가겠지요.
가을은 봄보다 더 화려한 듯 싶기도 해요.
멀리는 못갈 것 같고,
주변에 단풍이 들면 가까운 곳의 산이라도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