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지 않기 위해 꼭 뿌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밑둥을 잘려도 뿌리뽑힌 인생이 모여 서로가 서로의 의지가 되면 뿌리없이도 얼마든지 설 수 있다. 얕은 뿌리로 강한 바람 앞에서 불안을 앓던 시절보다 더욱 굳건히 설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굳건히 서서 겨울을 넘기면 봄에 다시 지상으로 몸을 눕힐 때 뿌리를 땅속으로 뻗어 푸르게 일어서고 노랗게 익는 벼의 꿈을 잉태할 수 있다.
11 thoughts on “볏단”
고대로 있다가 눈이 내린 날 가면 더 멋진 풍경이 될 것 같습니다.
뿌리는 없지만 내 어깨에 누군가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어제도 예봉산가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지나는 사람이 옆에서 한참을 지켜보다가 근데 도대체 뭘찍고 있는 거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오솔길하고 그 가운데 놓인 바위를 찍는 거라고 얘기해 주었죠. 길이 바위를 들고 있어서 그거 찍는 거라구… ㅋㅋ 사실은 오규원의 싯구절이예요. 그 시에 맞는 사진을 찍으러 예봉산 갔거든요.
울딸이 고삼이니 세살 차이겠는 걸요.
그날 반가웠어요.
카메라앞에서 웃어준 것도 고맙구요.
울딸은 카메라 들이대면 아주 비싸게 굴거든요.
힘들면 그때마다 모임에 나와요.
사람들이 많이 힘이 되어 준답니다.
그날은 제가 나가본 중에 사상 최대의 인원이었고,
덕분에 평균 년령도 가장 낮았답니다.
장자의 이야기 입니다.
물구덕에 마차가 지나가고 나니 푹 패인 바퀴 자국에 물이고여
거기에 물고기가 살게 되었습니다.
이내 햇볕이 쨍쨍하게 나기시작하니 물이 마르고 물고기가 말라 죽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물고기는 서로의 몸에 침을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침을 바르고 서로의 몸이 마르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이에 다시 비가 내리고 물고기들은 무사히 살아 남을 수 있었습니다.
11 thoughts on “볏단”
고대로 있다가 눈이 내린 날 가면 더 멋진 풍경이 될 것 같습니다.
뿌리는 없지만 내 어깨에 누군가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가까운 곳이니 그것도 가능할 듯 싶습니다.
아예 부부가 볏단 시리즈로 염장을 지르는 군요.
전 저렇게 무논에 볏단 쌓인 풍경만 보면 가슴이 촉촉해져요.
야, 볏단이다 하면서 차를 세웠지요.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스타일은 많이 달라요.
어제도 예봉산가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지나는 사람이 옆에서 한참을 지켜보다가 근데 도대체 뭘찍고 있는 거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오솔길하고 그 가운데 놓인 바위를 찍는 거라고 얘기해 주었죠. 길이 바위를 들고 있어서 그거 찍는 거라구… ㅋㅋ 사실은 오규원의 싯구절이예요. 그 시에 맞는 사진을 찍으러 예봉산 갔거든요.
안시의 고백 – 동원 님 사진과 글이 좋아요…!
오늘도 좋은 마음 차곡차곡 담아 갑니다.
히히, 그러고보니 동원 님 따님과 제가 한두 살 밖에 차이가 안 나겠군요…
울딸이 고삼이니 세살 차이겠는 걸요.
그날 반가웠어요.
카메라앞에서 웃어준 것도 고맙구요.
울딸은 카메라 들이대면 아주 비싸게 굴거든요.
힘들면 그때마다 모임에 나와요.
사람들이 많이 힘이 되어 준답니다.
그날은 제가 나가본 중에 사상 최대의 인원이었고,
덕분에 평균 년령도 가장 낮았답니다.
장자의 이야기 입니다.
물구덕에 마차가 지나가고 나니 푹 패인 바퀴 자국에 물이고여
거기에 물고기가 살게 되었습니다.
이내 햇볕이 쨍쨍하게 나기시작하니 물이 마르고 물고기가 말라 죽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물고기는 서로의 몸에 침을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침을 바르고 서로의 몸이 마르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이에 다시 비가 내리고 물고기들은 무사히 살아 남을 수 있었습니다.
볏단이 정겨워 보입니다.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었군요.
저는 물처럼 흐르고 싶은 세상 모든 것들의 꿈이 담긴 것인가 하는 느낌으로 그림을 보고 있었어요.
그래도 따뜻한 체온의 느낌 하나는 맞추었군요.
설명 고맙습니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 꼭 뿌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군요. 뿌리가 뽑힌 인생끼리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살아가는 세상…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울까…
동원님의 시선이 얼마나 따사로운지요…
게다가 보기에도 좋잖아요, 그런 세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