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모래밭에
하얀 조개껍질 하나 엎어져 있다.
몸을 낮춘 오전의 햇볕이 동쪽에서 밀려들고
조개껍질의 그림자는 약간 서쪽으로 벗겨져 있다.
평생을 바다에서 살았으니
죽어 껍질로 모래밭에 엎드려 있어도
끊임없이 일렁이던 바다 물결이 그립지 않을까.
그 심정을 알았는지 지나던 바람이 모래밭에 물결을 그려주었다.
푸른 색은 입히지 못했다.
하지만 상관없으리라.
물결만 그려놓으면
머리 속에서 푸른 빛을 일으켜
물결에 보탤 수 있는 것이 그림이니까.
아주 잠깐 동안 모래밭이 푸르게 일렁였다.
4 thoughts on “조개껍질과 모래밭”
생각해보니 완전 친한 일본 친구가 하나 있네요.
미국에서 하도 오래 살아서 미국애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문득 일본애였다는 걸 깨달아서 바로 이메일 보냈습니다.
미디어쪽을 잘 알지 모르겠지만, 답장이 오면 바로 말씀해드릴께요.
너무 애 안쓰셔도 되요.
그냥 어제 정도의 정보면 어디로 주력을 해야 하는지 알겠더라구요.
신경써 주는거 고마워요.
나중에 공부할 때 도움을 청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지난 여름, 그녀의 목에 걸었던 조개껍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다는 여름이 어울리는 것 같지만 겨울바다에 가면
못다한 여름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겨울 바다가 훨씬 더 많은 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