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Kristina Kepler)를 만난 것은
개나리가 막 만발하려고 하는 어느 봄날이었다.
그 예쁜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은
딸아이의 미모를 자랑하고 싶은 엄마가
몰골로 보아 사진작가같은 사람에게
등을 떠민 때문이었다.
크리스티나의 우리말 이름은 효은이었다.
나는 그날 오랫만에 고국을 방문한 엄마따라 한국에 온
한 예쁜 어린 숙녀를 찍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미래의 미스 유니버스를 찍은 것이었다.
크리스티나의 엄마는 그 미래의 유니버스에 대해 아주 자신만만했다.
나는 미래의 미스 유니버스에게 사인도 받았다.
크리스티나는 사인을 해주며
이름자의 모든 동그라미 부분을 하트로 그려준
사랑으로 넘치는 아이였다.
세월이 지나면서
가회동에서 만났던 한 아저씨에 대한 기억은
까맣게 지워지겠지만
그러나 어느 날 인터넷을 배회하다
문득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발견한다면
그것 또한 놀라운 선물이 되지 않을까.
언제 어떻게 배달될지 모를 사진 한장,
미래의 미스 유니버스를 위해 올려놓는다.
8 thoughts on “크리스티나”
저도 저런 예쁜 딸네미 늦둥이가 있지요..ㅎㅎ
별명은 들갑(호들갑)인데
제가 글을 쓰다 가끔 눈물 흘리면 “엄마 컴이 매워요?”
요즈음은 제 다이어트 식단도 만들어서 붙여놓고 감시하고요
컴에 그림 올리는 방법도 도표 그려서 갈켜주어 제 가슴을 먹먹하게 하네요
지금 내일 학기말 시험이라 문제집 점수 매기고 있어요..에고고~ㅋㅋ
멋을 얼마나 부리는지 몰라요
큰 딸도 아동미술을 가르치는데..요즘 애들 심리책을 쓴다나요
큰 딸이 작은 딸에게 어떤때에는 선생님이..하면서 말이 헛나온데요..ㅎㅎ
두 딸이 서로 의지하며 사는 모습이 예뻐요
크리스티나의 싸인도 멋지고.. 한국의 추억으로 행복하겠네요~!!!
한국에서 미국으로 휙휙 날아다닐 폼이예요.
딸들이 안겨주는 행복은 말할 수 없이 크지요.
유명인에게 받은 사인이라고는 가수 심수봉 누님 것 밖에는 없는데
그나마도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겠네요.
미래의 미스 유니버스 사인을 받으셨으니 좋으시겠습니다.
눈이 상당히 높아지고 계시네요.ㅋㅋ
얼굴은 완전 외국인인데 한국말을 어찌나 잘하는지 더욱 깜직해 보였어요. 카메라들고 다니다 보니 이런지런 재미난 일들이 많이 생기네요. 이날 한국의 고전적인 건축들을 그림으로 그리는 건축가 한분도 만났었는데…
아이고~ 귀엽네요.
아이들이 하는 하나하나 모든 것을 기록해 둔다는 것도 부모가 되는
한 걸음 한 걸음인 것 같습니다. 다 모아두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출산율이 떨어져서 걱정인데요..킁킁. 이것 참.. ^^;
아이 어릴 때 카메라가 없어서 매번 1회용 카메라로 찍어주었거든요. 그게 좀 아쉬워요.
아이 낳으면 많이 찍어주고, 많이 기록해 주세요.
얼마전에 딸내미가 싸인이라고 하면서 작은 쪽지를 하나 주더라구요.
제가 알림장에 싸인해주는걸 눈여겨 본 모양인데
이름을 흘겨쓴것도 아니고 당최 알아볼 수 없는 그 싸인을 책갈피로 쓰고 있지요.
미래의 미스코리아가 될 수도 있이니 멋진 싸인을 다시 만들어 보라고 해야겠어요.ㅋㅋ
저희 딸도 한때 그랬지요.
아빠가 휘갈겨서 해주는 사인을 보고는 자기 사인도 휘갈겨서 해주더구만요.
딸이 해준 선물이 몇 개 있는데 잊어버리고 사진만 남아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왜 그렇게 재미난 짓을 많이 하는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