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진실은 종종 우리들의 일반적인 인식을 배반하기 일쑤이다.
빛과 색의 관계도 그런 경우의 하나이다.
우리 눈엔 노란 은행잎은 노란 색을 갖고 있고,
빨간 감은 빨간 색을 갖고 있을 것 같은데
과학은 그게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가령 노란 것들은 노란 색 파장의 빛을 흡수하지 않고
오히려 반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과학의 설명에 따르면
노란 것들은 빛을 받으면
가시광선 중에서 노란 색에 해당되는 파장의 빛을 반사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노란 것들은 다른 색깔의 빛은 모두 흡수하면서
유독 노란 빛은 우리에게 내놓는 셈이다.
길에 은행잎이 깔리면 길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허름하고 녹슨 지붕도 은행잎이 덮어주면
잠시 그 누추함을 잊는다.
색의 위력은 그처럼 대단하다.
과학은 색이란 것이 모두 색을 가진 세상 것들이
그 색을 자신이 가지지 않고 세상에 내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은행잎은 다른 색은 자신이 갖고,
노란 색은 우리에게 선물로 내놓으며,
감은 다 익었을 때쯤 다른 색은 자신이 갖고,
빨간 색은 우리에게 선물로 내놓는다.
말하자면 세상의 색은
색을 가진 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색의 선물인 셈이다.
가을의 단풍에 기분이 좋았던 것도
단순히 색이 아름다웠기 때문이 아니라
그 색이 나에게 준 선물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나 보다.
6 thoughts on “색의 선물”
마침 노랑 은행잎들의 무더기를 그려내고 있었답니다. 여기 오면 많은것들이 보여서 참 좋습니다..자연이 빚어낸 색의 세계..그렇게 우리는 혜택을 받고 사는건가 봅니다..아름다운글..그림 잘 보고 갑니다..
화가들의 색은 더더욱 신비로운 것 같아요.
노랑이 그냥 노랑이 아니라 노랑의 발견이 되기 일쑤였어요.
화가의 그림에서 살아숨쉬는 노랑색을
드디어 보게된 경험이 있었거든요.
그때의 노랑은 개나리의 노랑색이었지만요.
은행잎의 노랑색은 또 무엇을 보여줄까 궁금해 지네요.
이번 전시회는 못가봤어요.
사는게 빡빡하다 보니…
좋은 글과 사진 잘 감상하고 가요.
하루 아침에 사라진 가을단풍이 아쉬웠는데
이렇게 하나 둘 꺼내보여 주시니 아쉬움이 가시네요.
은행잎의 노랑이 시간이 지나며 변하는건 반사의 강도가 달라지는 것일까요?
벌써 눈발이 날리는 계절이 왔네요.
블로그는 서서히 계절을 거꾸로 가는 것 같아요.
달이 차고 기울듯이
색도 차고 기우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요.
내 속에서 흡수되지 않고 내 놓는 빛깔은 어떤 색깔일까 궁금해 지네요.
내가 움켜쥐지 않고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빛깔…
그러한 빛깔이 많을수록 얼굴은 더욱 환하겠지요.
사람들이 보여주는 특유의 색깔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움이죠.
사람만큼 색의 변화가 많은 경우도 흔치는 않는 것 같아요.
사과나무님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색을 가진 분이 아닐까 짐작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