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수나무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8월 8일 경기도 광릉수목원에서


비올 때만 몸이 젖는 것이 아니라
햇볕 쨍한 무더운 날에도 몸이 젖는다.

햇볕을 피해 그늘로 들었다.
계수나무 그늘이다.

지나가다 피를 피해
잠시 어느 집으로 든 느낌이다.
푸른 처마를 가진 집이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처마가 물결처럼 일렁였다.
햇볕에 젖은 몸이 시원하게 말랐다.

6 thoughts on “계수나무

  1. 가끔 그리워지는 여름냄새가 바로 저런 장면과 맞닿아 있었던겁니다.
    맞아요. 여름의 비와 푸른 여름냄새는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2. 바로 전 글이 수학 얘기라서 그런지 계수나무는 수학을 참 잘할 것 같습니다.
    이름이 ‘계수’니 한 수학 하겠는데요.
    수학을 잘한다고 하면 이성적이라는 선입관이 있는데
    그늘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감성적인 나무네요.

    1. 이게 단풍도 아름답고 꽃의 향기도 좋다던데 올해는 잎만 봤어요. 내년에는 꽃과 단풍도 봤으면 좋겠네요.
      저는 계수라서 달뜨면 월계수가 되나 하고 생각했다는…

  3. 푸른 처마를 가진 계수나무 집…
    지난 여름 향기가 물씬 풍겨옵니다.
    겨울 한 복판에서 햇볕 쨍했던 ‘여름’을 만나게 되다니, 동원님 덕분이에요.
    그런데, 저 계수나무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에 나오는 그 계수나무인가요??

    1. 그 계수나무가 맞아요.
      올림픽 공원에도 몇그루 있는데 사진찍기가 어려워요. 연못가의 수풀 속에 있어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거든요.
      광릉수목원은 길가에 있어서 그 아래서 한참 쉬다가 갔어요. 잎이 동글동글한 것이 예쁜 나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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