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그림자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11월 13일 경기도 하남시 고골의 선법사에서

경기도 하남시 고골의 선법사 절마당,
붉은 단풍 한그루 서 있다.
햇볕이 한낮엔
그림자를 나무 아래 짙게 깔아주더니
저녁이 되자 슬그머니 거두어갔다.
그림자 걷힌 자리가 텅 비었다.
내가 서쪽 하늘을 힐끗 쳐다보며
줬다가 뺐으면
어디에 뭐가 난다며 놀리려 했더니
나무가 아무 말없이
하나둘 떨어진 제 잎을 나무 아래 깔아
붉은 그림자 펼쳐놓았다.

4 thoughts on “붉은 그림자

  1. 짧은 겨울 햇볕이 서늘하게 느껴지네요.
    금새 사라지는 그림자 탓하지 않으며 제 잎을 털어내는 나무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나무의 따뜻한 마음…

  2. 참 좋은 나무도 있고요
    참 못된 나무도 있답니다.
    참 좋은 나무는 그 자리에 서 있지만
    참 못된 나무는 한 자리에 머물지를 못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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