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연인 결혼하다

Photo by Kim Dong Won


우리는 그들을 가리켜 촛불연인이라 부른다.
촛불을 나란히 들고 길거리에 서서
한 정권의 퇴진을 외치며
그들의 사랑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 둘은 김세랑과 강주희이다.
그 두 사람이 결혼을 했다.
촛불이 시작된 것이 지난 5월이었음을 생각하면
그들의 사랑은 작은 촛불로 시작되었지만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 거센 불길로 타오른 셈이다.
한편으로 그들의 사랑은 여전히 촛불이기도 하다.
언젠가 청계천에서 만난 두 사람의 촛불은
우리가 익히보던 그 촛불이 아니었다.
두 사람의 촛불은 흔히보던 촛불보다 스무 배는 더 커보였다.
지긋이 끈기있게 평생을 밝혀갈 촛불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가꾸어갈 사랑의 다른 모습이기도 했다.
그러니 그들의 사랑은 불같이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이면서
또 둘 사이를 은은하게 밝혀가는 길고 오랜 사랑이기도 하다.
사랑은 싸움도 사랑으로 만드는 신비로운 힘이다.
앞으로 그 신비의 사랑을 말할 때면
우리는 두 사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결혼 축하해요.
우리가 두 사람 집에 놀러갔다 오면
닭살 알레르기에 걸릴 정도로
알콩달콩 잘 살기예요.

Photo by Song Myoung Hwa
맥주 사람들과
위 왼쪽부터: eastman, people99, 해든나라, undo, madsen, Kuma
아래쪽 왼쪽부터: 명화공주, snippet, 신랑과 각시, yuli72

15 thoughts on “촛불 연인 결혼하다

  1. 축하합니다.

    졸업사진 찍을 때 공돌이들은 하나같이 정장을 입고 찍었는데
    예술대 쪽은 복장이 자유분방하더군요.
    우리는 유니폼의 굴레를 벗어나질 못했는데
    예술 하는 이들은 뭔가 달라도 다르더군요.
    사진을 보고 그때 느낌을 또 받습니다.

    1. 그러고 보니 신랑은 미술하고, 가운데 음악하는 한 분에, 다수의 디자이너들이군요. 장난도 좀 쳤지요. 대낮부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2. 이스트맨님 스타일은 결혼식에서도 여전하시네요! ㅋ
    세랑님 표정이 너무 밝아 보입니다. 행복하시겠네요~

    1. 제 스타일 그대로 가도 있는 모습 그대로 어울릴 수 있는 젊은 친구들이라 그게 좋아요. 축하하러 간 사람들도 많이 행복했습니다. ^^

  3. 오랜만에 결혼사진을 보니 옛 생각에 젖어 드네요.
    아름다운 순백의 신부와 늠름한 신랑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젊음’이 촛불처럼 환한 빛으로 타오릅니다.

    1. 영화같은 만남과 결혼이라 마치 그들이 만들어가는 영화중 한 장면을 보는 듯도 했습니다. 덕분에 결혼 번개도 가졌습니다.

    1. 젊고 뜨거운 사랑을 눈앞에서 본다는 것처럼 큰 즐거움도 없지요.
      언제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해 장시간의 인터뷰를 요청하게 될 거예요. 그때 그 요청 꼭 들어주시길.
      행복하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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