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술먹고 비틀거릴 때가 있는 법이다.
괴롭고 힘들어서 술먹으면
취한 뒤의 걸음은 더욱 비틀거린다.
하지만 그 비틀거림에 개의치 마시라.
언젠가 술에 잔뜩 취해
사람들과 함께 한강변에 나간 적이 있었다.
내가 술먹고 비틀거리는 동안
카메라는 셔터를 열어놓은채
4초 동안 내 손에서 함께 몸을 흔들어야 했다.
그러나 4초 동안 흔들린 그 카메라 속에선
비록 사람들은 흐릿하게 지워졌지만
밤새도록 한자리에 붙박혀
충혈된 눈으로 밤을 밝혀야 했던 가로등은
자기 자리를 일제히 벗어나
모두 현란한 몸짓으로 춤을 추었다.
우리가 비틀거릴 때
한자리에 꼿꼿하게 굳어있던 세상이
잠시 몸을 풀고 춤을 춘다.
그러니 가끔 술먹고 비틀거리더라도
그 비틀거리는 걸음에 크게 개의치 마시라.
6 thoughts on “4초의 흔들림”
그냥 부동자세로 졸고 있는 가로등보다는 더 좋아 보입니다.
뭐든지 가끔 흔들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끔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가끔 아주 심하게 흔들리기도 합니다.
술먹고 비틀거리는 사람이 보기 싫어 한동안 나도 줄곧 마셨더랬지요.
술은 마셔도 늘지 않는 것이라는 것과 내가 그런다고 그사람이 술을 줄이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물런 많이 취하면 눈앞에 저런 형상이 그려지기도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ㅋ
술마시면 대체로 앞사람이 아름다워진다는 것도 술의 효용중 하나지요. ㅋ
그럼요..
흐흐, 오늘도 열두시 넘어까지 술마시며 세상을 흔들어놓고 들어왔습니다. 다행이 그녀랑 같이 마시며 다니고 있어서 별탈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