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자라면서 많은 추억을 남겨준다.
가끔 그 추억을 들추어보면
절로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2001년의 5월 3일날,
딸은 어버이날에 주겠다고
색종이로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 것 같다.)
나를 웃게 만든 건, 그 카네이션에 써넣은 글귀이다.
딸은 고맙습니다나 감사합니다가 아니라
“추카 추카”라고 적어넣었다.
아무래도 딸은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이 신나게 노는 날이고
어버이날은 어버이들이 신나게 노는 날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우린 어버이날엔 아이에게 감사를 받은 게 아니라 축하를 받았다.
우린 감사보다 축하가 더 좋았다.
딸이나 우리나 못말린다는 느낌은 든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롯데월드에 놀러갔었다.
물론 딸은 생각이 다를 것이다.
아마 어린이날을 이틀 지나 롯데월드에 놀러갔다고 나올 것 같다.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갔으니
아마도 입장료를 뽑겠다고 엄청 돌아다녔나 보다.
길에 주저 앉아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이시다.
입다물고 팔짱끼신 그 순간이
이제 우리에겐 웃음이 되었다.
반듯하게 찍힌 기념 사진보다 더 눈길이 갔다.
10 thoughts on “딸이 남겨준 추억”
가장 기쁜 크리스마스 선물을 찍은 사진이네요.
나는 가만히 있고 변하지 않는 것 같은데 세월은 참 빠릅니다.
그래도 예쁘기는 어릴 때가 가장 예쁜 듯 싶어요.
어렸을때는 아빠를 더 많이 닮았네요!
우와~ 앞사진은 엄마를 꼭 닮았던데! 신기하네요~~
저랑 찍으면 저랑 닮았다고 하고, 아이 엄마랑 찍으면 엄마랑 닮았다는 소리 나오고…
이른 절묘한 배합이라는.. ㅋ
와 2001년이면 불과 7년전 아닙니까.
….라고 하고보니 불과 7년 전에 전 고3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아이를 보면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가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다는 말이
정말 사실인 것 같습니다.
많지 않은 시간, 추억으로 많이 담아둬야겠어요.
육아일기 꼬박꼬박 기록해두면 아마 좋은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그러진 못하고… 그냥 생각날 때마다 적어두곤 했어요. 그때그때 기록해 두는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녀랑 처음 놀러갔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을 해서 고스란히 남았는데 그 다음부터는 그냥 놀러만 가고 기록은 안한 날들이 많아서 아쉬워요.
불과 몇년 만에 이렇게 쑥쑥 자라기도 하는군요..귀여워라..아이 사랑하는 아빠의 곰살맞은 눈이 가증 스럽습니다. 엇..가증 이라니..적절하지 않사옵니다..핫
그러고보니 정말 저때랑 지금이랑 몇년 차이가 안되었어요.
아이가 훌쩍 큰 것 같아요.
좀 경이롭기까지 한걸요.
그때나 지금이나 사랑스럽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꼬마 소녀가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군요.
아빠의 딸을 향한 마음은 엄마보다 더욱 진한 것 같아요.
눈에 넣어도 하나도 아프지 않은 따님, 넘넘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아이를 살살 꼬드겨 학교를 빼먹고 놀러가기도 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먹히더니 중고등학교 때는 아무리 꼬드겨도 되질 않더군요.
엄마의 사랑은 죽었다가 깨도 쫓아갈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녀가 아이에게 해주는 걸 보면 그냥 본능적으로 사랑하게끔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그것 지켜보면서 감동 많이 먹었지요. 저는 그냥 밥만 먹여주면 알아서 자라겠지 하는 스타일이라…